[코스닥 1세대 생존기]'장남 체제' 원익큐엔씨, 영향력 행사 원천 '호라이즌'③옥상옥 구조 정립, 이용한 회장 개인자금 투입
전기룡 기자공개 2025-02-13 13:30:56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큐엔씨는 원익이 석영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기업이다. 이후에는 원익 보통주를 감자하는 대신 동일한 규모의 원익큐엔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재상장 절차를 밟았다.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이 원익과 원익큐엔씨 두 기업 모두에서 오랜 기간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할 수 있던 배경이다.주주 구성은 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달라졌다. 지주사인 원익홀딩스의 출범과 함께 원익큐엔씨가 지배구조상 하단에 배치됐다. 지난해에는 경영승계를 위한 밑작업에도 착수했다. 이 회장과 오너가 2세들이 주요 주주인 호라이즌캐피탈(이하 호라이즌)을 통해 '호라이즌→원익→원익홀딩스→원익큐엔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확립된 상태다.
◇원익홀딩스 출범, 지분 양도 통해 지배구조 재정립
원익큐엔씨는 원익에서 2003년 인적분할됐다. 당시는 원익 내 수출입에 특화된 통상사업부문과 '쿼츠 웨어'를 생산하는 석영사업부문이 공존하던 때다. 두 사업부문간 시너지가 미비하자 통상사업부문을 존속법인 원익으로, 석영사업부문을 신설법인 원익큐엔씨로 각각 분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분할 과정에서 원익의 기존 자본금 75억원(1500만주) 가운에 약 30억원(615만주)이 원익큐엔씨에 배정됐다. 이후에는 원익이 보통주 615만주를 감자한 885만주를 변경 등록했다. 원익큐엔씨도 원익이 감자한 규모만큼 신주(615만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재상장됐다.
감자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원익과 원익큐엔씨는 초기 주주 구성이 같았다. 기존 원익 지분 45.56%를 보유하고 있던 이 회장이 원익큐엔씨에서도 동일한 지분율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원익과 KB자산운용이 한때 원익큐엔씨 2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력이 있지만 이 회장 체제는 오랜 기간 유지됐다.
이 회장이 원익큐엔씨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난 건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린 2017년이다. 원익그룹은 2015년 기존 원익아이피에스를 존속법인이자 지주사인 원익티지에스와 신설법인이자 사업법인인 원익아이피에스로 각각 분할했다. 원익티지에스는 다시 한 번 원익홀딩스로 사명을 바꿨다.
원익홀딩스 출범 이후에는 사업법인들을 지배구조상 하단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원익큐엔씨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원익큐엔씨 지분 40.35% 가운데 21%를 원익홀딩스에 양도했다. 당시 원익이 원익홀딩스의 최대주주(27.93%)였던만큼 '원익→원익홀딩스→원익큐엔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확립된 셈이다.
원익홀딩스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후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도 수반됐다. 원익큐엔씨가 원익홀딩스 지분 8.02%를 14년간 보유해 상호출자 형태를 띄었기 때문에 후속작업이 필요했다. 원익큐엔씨의 선택은 시간 외 매매다. 원익홀딩스 지분 전량을 매각해 약 310억원을 확보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3/20250203022926718.png)
◇'합류 4년차' 이규엽 전무, 경영승계 작업 일단락
원익큐엔씨의 최대주주가 원익홀딩스로 변경됐지만 이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지금도 원익큐엔씨의 2대주주(19.35%)인 데다 경영총괄을 담당하는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룹 전체로 눈을 넓히면 원익큐엔씨 외에 원익, 원익홀딩스, 원익아이피에스,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큐브 등 대부분의 그룹 상장사에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오너가 2세 중에서는 장남인 이규엽 전무가 원익큐엔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83년생인 그는 캘리포니아주립대를 졸업하고 원익머티리얼즈에서 해외영업팀장으로 근무했다. 원익큐엔씨에 합류한 시기는 4년 전이다. 세라믹개발영업팀장(상무)과 세라믹부문장(상무), 글로벌전략팀장(상무)을 거쳐 GOC장(전무)을 맡고 있다.
이 전무가 보유한 원익큐엔씨 지분이 전무하나 경영승계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과거 이 회장의 개인회사였던 호라이즌을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배치하는 작업을 이미 마쳤다. 지배구조를 재정립하기 직전에는 그의 자녀들인 이 전무, 이규민 원익아이피에스 상무, 이민경 케어랩스 대표를 호라이즌의 주주명단에 포함시키는 절차도 완료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 회장의 개인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호라이즌의 입지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호라이즌은 기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했던 원익 지분 38.18%를 이 회장으로부터 263억원에 매입해 지분율을 46.33%까지 끌어올렸다. 이 회장으로부터 주식 인수대금 명목으로 213억원을 단기 차입하는 과정과 맞물린 조치였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3/20250203023444917.png)
이 회장이 개인자금을 가족회사에 대여해주는 방법을 통해 '호라이즌→원익→원익홀딩스(지주사)→원익큐엔씨 등 사업법인'으로 이뤄지는 옥상옥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호라이즌 보통주(15주) 기준으로 이 회장과 이전무, 이 상무가 4주(26.67%)씩 그리고 이 대표가 3주(20%)씩 보유해 오너가 개개인의 영향력에도 편차가 미비하다.
43만주가량 발행된 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주주간 차이가 존재하지만 아직 원익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2세들의 지분율이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이 전무(원익큐엔씨)와 이 상무(원익아이피에스), 이 대표(케어랩스)가 각각 몸담고 있는 사업범주에 따라 경영권을 분할 승계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에도 관심이 쏠린다. 추가적인 경영승계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호라이즌 외에 원익큐엔씨(19.35%), 원익홀딩스(18.1%), 원익큐브(1.2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원익큐엔씨의 지분 가치가 약 950억원(1월 31일 종가기준)으로 가장 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2세들이 주요 사업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데다 호라이즌을 통해 그룹 내 영향력도 확대됐다"며 "200여억원이라는 비용으로 대부분의 승계 준비를 마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다 경영승계가 본격화되는 단계에서는 이 회장이 보유한 원익큐엔씨 지분(19.35%) 등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3/20250203024532022_n.png)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eal Story]현대오일뱅크, 실적 변동에도 변함없는 '빅 이슈어' 입증
- [Deal Story]4년만에 복귀 가온전선, 전선업 호황 덕봤다
- [Deal Story]5년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 한국타이어, 수요예측 '흥행'
- [Deal Story]차입만기 다변화 현대엘리베이터, 전략 적중했다
- [Deal Story]한화솔루션 회사채, 3배 수요 확보 '완판'
- [한미 오너가 분쟁]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임…경영권 분쟁 '종식'
- [IR Briefing]대진첨단소재 “매출성장 자신, 주주기대 부응”
- [i-point]에스넷시스템, 지난해 매출액 4499억 'AI 시장 공략'
- 다안바이오, 리가켐에 항체 기술이전 'ADC 신약' 겨냥
- [오너십 시프트]딥마인드, 비트맥스 인수로 그룹사 진용 구축
전기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코스닥 1세대 생존기]'장남 체제' 원익큐엔씨, 영향력 행사 원천 '호라이즌'
- [코스닥 CB 만기도래]삼영이엔씨, 발행 철회에 오너가 내홍까지 '겹악재'
- [Red & Blue]'자금 확충' 와이씨켐, 유리기판 핵심소재 양산 확정
- [i-point]케이퓨처테크, 호텔페어서 AI 로봇 2종 선봬
- [Red & Blue]'차기작 출시 임박' 드래곤플라이, 흑자전환 기대감
- [i-point]'효율성 무게' 미래산업, 흑자전환 성공
- [퀀텀점프 2025]김수훈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대표 "IP 기반사업 내재화, '행복한 체험' 집중한 결과"
- [i-point]'실적 턴어라운드' SAMG엔터, 도약 원년 삼는다
- [i-point]큐브엔터, 한중 우호 시그널에 현지 사업 속도
- 세라젬, '마스터 V7' FDA 허가 취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