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세대 생존기]원익큐엔씨, 잦은 부침에도 쿼츠 웨어 재투자 전략 고수①원익 석영사업부문 근간, 반도체 공정용 소모품 '한우물 파기'
전기룡 기자공개 2025-02-04 08:33:54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큐엔씨(옛 원익쿼츠)는 원익에서 분리된 석영사업부문이 근간이다. 전문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2003년 인적분할됐다. 같은 해에는 재상장 절차를 밟았다. 존속법인인 원익 의 보통주 615만주를 감자하는 대신 동일한 규모의 원익쿼츠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재입성했다.재상장 10년차인 2012년부터 지금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명 내 알파벳 큐(Q)와 씨(C)는 원익큐엔씨를 대표하는 사업 영역인 석영(쿼츠·Quartz)부문과 세라믹스(Ceramics)부문을 의미한다. 사명에 걸맞게 석영부문과 세라믹스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분할등기 후 2003년 코스닥 입성, 시가총액 '답보'
원익은 1983년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과 기술합작 방식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반도체 공정 단계에서 웨이퍼를 불순물로부터 보호하는 석영 용기 '쿼츠 웨어'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1997년에는 동아제약 세라믹스사업부를 인수해 전후공정에 사용되는 부품들의 일괄 생산체계를 갖췄다.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감지된 건 원익통상을 흡수합병한 1998년부터다. 원익통상이 영위하던 수입판매·수출입 업무를 한데 모아 통상사업부문을 꾸렸다. 기존 쿼츠 웨어를 생산하던 석영사업부문에 더해 2개 사업부문 체제를 완성했다. 생산과 판매에 각각 특화된 사업부문간의 시너지를 염두한 조치였다.
기대와 달리 석영사업부문과 통상사업부문의 시너지는 미비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부문간 협업이었기에 도리어 효율성이 떨어졌다. 원익그룹 내부적으로도 통상사업부문을 존속법인 원익으로, 석영사업부문을 신설법인 원익쿼츠로 인적분할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인적분할이 확정된 시기는 2003년 8월이다. 원익과 원익쿼츠를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한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재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에도 들어갔다. 상장법인의 인적분할로 설립된 법인이 재상장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최소한의 재무 건전성 등을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요건에 맞춰 2003년 11월 분할등기 작업을 마쳤다. 이어 같은 달 원익의 보통주 615주를 감자하는 방식으로 변경상장 작업을 완료했다. 원익쿼츠도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03년 12월 코스닥에 재상장됐다. 감자된 원익의 보통주만큼 원익쿼츠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재상장이었지만 시가총액은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재상장 시점 276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점진적으로 오르기는 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50억원대까지 다시 떨어졌다. 그럼에도 원익쿼츠는 주력사업 분야에만 꾸준히 재투자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미국 현지법인 성과 '아직', 모멘티브 인수 후 모멘텀 확보
원익쿼츠는 재상장 직후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석영부문과 세라믹부문의 설비 확보를 위해 각각 13억원, 32억원씩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자산이 22억원이었다는 점에 미루어 과감한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계사인 원익텔콤으로부터 세라믹 공장과 창고로 활용하기 위한 부동산도 매수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원익쿼츠는 2005년 미국 현지법인(WonIk Quartz International Corp.)을 설립하는 동시에 프랑스 세인트-코바인사의 석영·세라믹사업부 자산을 인수했다. 계약금액은 755만달러로 당시 환율을 감안할 시 약 80억원이다. 매입 대금은 은행권 차입으로 해결했다.
과감한 투자였지만 성과가 발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 현지법인은 2015년까지 대부분의 기간동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익 실현으로 이어지지 않자 미국 현지법인이 수출입은행과 미국 나라뱅크(현 BBCN뱅크)으로부터 차입한 매각 대금을 원익쿼츠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채무보증한 이력도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계속된 잡음에도 원익쿼츠가 기존의 포트폴리오에만 집중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2012년에는 사명을 원익큐엔씨로 변경했다. 원익큐엔씨의 알파벳 큐와 씨는 각각 석영부문, 세라믹스부문을 의미한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재상장 절차를 밟은 것처럼 국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기존의 전략을 고수했다.
결과론적으로 원익큐엔씨는 D램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과 맞물려 연결기준 매출외형을 2000억원대까지 키웠다. '반도체 공정용 소모품' 한 분야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점유율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KCC와 함께 2020년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해 원재료 수급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사명 변경 후 1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도 실적 반등에 힘입어 4000억원대까지 상승했다. 이어 모멘티브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다시 7000억원대까지 뛰었다. 지금은 반도체 다운 싸이클과 전기차 수요 감소로 시가총액이 5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원익큐엔씨가 향후 시가총액 부양을 위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원익큐엔씨 쿼츠부문은 매년 꾸준한 성장률을 보였다"며 "특히 D램부터 낸드플래시, 비메모리까지 다양한 영역에 쿼츠 웨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섹터의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업황에서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멘티브 인수 후에는 쿼츠 원재료 수급면에서도 용이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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