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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전쟁]‘최대 시장’ 예고된 리스크…기아, 우회로 찾는다'판매가 인상' 등 관세 정면돌파…미국 내 생산 늘리고, 멕시코는 제3국 수출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5-02-05 07:41:3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대응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강화에 서명하면서 자동차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특히 멕시코에 공장을 운영 중인 기아는 직접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예고됐던 사안인 만큼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 생산 물량의 제3국 수출과 생산량 조절, 관세 부담을 안고 미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전쟁’ 시작한 트럼프…예정된 리스크 현실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해 온 '관세 전쟁'이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보다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우리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를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해 온 현대차그룹은 직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기아 뿐만 아니라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등에도 비용 충격이 전이될 전망이다.

기아는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을 두고 있다. 연간 4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몬테레이 공장은 지난해 약 25만대를 생산했다. 이중 K4 12만8000대를 미국으로 수출해 판매했다. K4는 기아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략 차종이다.
기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 *출처=기아.
이번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서 기아는 연간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캐나다·멕시코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체결해 3국간 무역에 대한 관세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관세 부활로 완성차 판매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기아가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유지하면서 관세 25%를 모두 비용 처리하면 연간 8000억원~1조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세에 따른 소비자가 인상을 상쇄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 등에 투입되는 판관비 등을 종합 추산한 금액이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발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관세 인상 등 영향을 검토하고 글로벌 생산체계 등을 점검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을 포함해 북미 공급망 조정 및 판매단가 인상,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고심 중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관세 전쟁을 예고한 만큼 일정부분 준비는 돼 있다. 기아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성국 IR/전략투자 담당(전무)은 "만약 아무런 조건 없이 멕시코에 수출 제재가 가해진다면 캐나다로 더 선적한다든지 (멕시코 물량의) 목적지를 바꿔야 할 것 같다"면서 "만약 시행된다면 SCM(공급망관리)을 효율적으로 바꿔 부담을 낮추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를 수용해 판매가를 높여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하는 방안과 멕시코 생산 물량을 포함해 미국 내 공장에서의 생산량 상호 조절하는 방안, 미국 외 제3국으로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보내는 것 등이 현재 대응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최대 시장서 리스크 겪는 현대차그룹 돌파구는

이번 관세 전쟁으로 현대차그룹의 올해 사업계획은 물론 중장기 성장 전략에 차질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가장 중요하고 큰 시장이다. 전세계 권역별 판매량에서 압도적 1위를 하는 곳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총 414만1959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총 83만6802대를 기록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 4% 판매량을 늘리며 국내와 서유럽·인도·중국 등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를 상쇄했다.

지난해 기아는 총 308만9300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국내 판매량과 서유럽·인도·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미국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 판매량은 79만6000대로 저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처럼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변수가 커지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위협할 최대 리스크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사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관세 전쟁을 기회로 미국 내 생산 체계 개선과 차량가격 인상 등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2024년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한 친환경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는 앨라배마(현대차), 조지아(기아)에 이어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난해 10월 시범 가동하기 시작했다. 연간 30만~35만대의 차량 생산이 가능한 HMGMA가 올해 1분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량은 1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난다.

HMGMA에서는 아이오닉5에 이어 아이오닉9을 생산하며 올해 하이브리드차도 양산할 예정이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EV9 외에 EV6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EV3도 재검토하고 있다.

김승준 기아 전무(CFO)는 지난달 IR에서 “단기적으로는 관세만큼 추가 부담이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을 통한 (관세 효과) 흡수나 생산비 조정을 통한 대응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아 시스템을 훼손할 만큼의 큰 임팩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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