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보수적 실적 전망…회복탄력성에 관심 [컨콜 Q&A 리뷰]'환율·무역분쟁·지정학·해운시황' 등 대외환경 악화…신사업 발굴해 대응
고설봉 기자공개 2025-02-11 07:31:08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1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성장동력은 약화하고 있는 것일까. 글로벌 해운 시황 악화와 고환율, 무역 전쟁,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해운업을 기반으로 육상 물류업에 주력하는 만큼 대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대외환경 악화에 보수적 가이던스 제시
현대글로비스의 2024년 경영실적 발표 후 진행된 Q&A 세션에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해 실적이 양적 질적으로 모두 성장한 가운데 올해도 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요구가 많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가이던스가 조금 보수적인 톤”이라며 “올해 제시한 실적 전망을 기반으로 ROE 15%이상 달성이 가능한가”라고 직구를 던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밸류업 전략을 발표하면 ROE 15% 이상 달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유병각 현대글로비스 기획재경사업부장(CFO, 전무)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중장기 계획 맞춰 사업계획을 최대한 반영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지표의 달성 여부에 대해선 여러 상황을 고려해 추후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실제 Q&A 세션 내내 현대글로비스 경영진들은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유 전무는 “가이던스상 영업이익은 2024년 대비 크게 성장하는 수준은 아니”라며 “PCTC는 계열사 및 비계열 물량도 계약 갱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영업이익 수준의 차이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이던스 관련해선 대부분 부정적인 이슈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며 “컨테이너 시황 자체가 많이 내려가 있어 시황악화에 따른 매출 및 손익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가이던스와 과련해 보편관세가 부관된다고 가정했는지가 궁금하다”며 “CKD 물량이 확대되면 2026년까지 2조원 정도 신규매출이생기는데 마진율을 5% 잡으면 추가로 매출은 얼마정도 증가하는가”라고 물었다.
손명우 IR담당(상무)은 “올해 가이던스를 예측할 때 환율, 컨테이너 시황 하락, 계열사 PCTC 계약 갱신, CKD 등 4가지를 사업계획에 반영했다”며 “보편관세는 반영하지 않았는데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가 실질화 되면 일부 달라지는 부분도 있지만 현재 중국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물량이 없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환율 이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환율 가정을 1320원으로 했는데, 현재를 기준으로 10% 정도 원화 약세인 상황인데 앞으로 이게 환율이 얼만큼 실적에 변동성을 가져올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손 상무는 “민감도만 설명하면, 넷포지션 기준 10원당 매출 1200억원 정도 등락이 있고 손익 영향은 약 110억원 가량”이라며 “이에 따라 환율 부분에서도 다소 보주적이고 부정적으로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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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PCTC…에어인천 시너지도 관심
이날 Q&A에서 뜨거운 주제는 자동차운반선(PCTC)이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설립 배경이자 주력 사업인 PCTC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와도 연계돼 있다. 그만큼 현대글로비스 자체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없고 여러 계열사와 대외 고객사까지 맞물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사업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선 사업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해달라”며 “과거 2~3년 생각해보면 실질적인 폐선 숫자가 적었는데 회사가 추산하는 2025~26년 폐선 전망이 실제 현실화 할지 궁금하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김승태 자동차선1실 실장(상무)은 “그동안 사실 선사들이 폐선을 안해왔지만 환경 규제 영향으로 적정등급을 받으려면 선복을 줄여야하는데, 2024년부터 D등급 받은선사들의 경우 2025년부터는 C등급을 준수해야 한다”며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전체적인 선수가 줄어들 것이고 올해 현대글로비스는 9.6% 가 선복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시장에 선박이 부족해 25년 지난 선박을 최대한 늘려서 사용했다”며 “최대 30년 이내에서 사용연수를 최대로 늘려왔는데 지금 한계에 다다랐고 폐선 척수는 누적으로 결국 우리가 예측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해운손익은 PCTC 운임 인상이 반영돼 일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현대차그룹 물량이2024년 60%에서 2025년 50%로 감소하면서 비계열물량발 고수익 계약 유입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해 홍해사태로 선복을 구하지 못해서 선대 운영이 힘들었고 이에 따른 고비용 구조가 많들어졌다”며 “선대운용의 합리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추가 물량을 확대하면서 믹스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김 상무는 “홍해사태가 해소되면 선복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창출 기회가 생긴다”며 “고원가 용선을 줄이고, 초단기 용선이 필요했던 부분이 해소되면서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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