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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신한금융, 자사주 소각 통한 '오버행 불식' 진심 통했다①올해 소각 규모 1조 돌파 전망…가계대출 축소로 RWA 관리 노력

최필우 기자공개 2025-02-13 12:54:47

[편집자주]

정부 주도 상장사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다.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공시와 주주환원 계획 발표를 충실하게 이행하며 상장사 중 가장 두드러진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후에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는 올해도 밸류업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2년차를 맞아 진일보한 주주환원 정책과 보완이 필요한 영역을 금융지주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7시5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 밸류업 프로그램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자사주 소각 중요성이 더 크다. 과거 두 차례에 걸친 조단위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 물량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사진)이 지난 1년간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제시하고 실행으로 옮기면서 기업가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었다.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의도 호평받고 있다. 가계대출 성장폭을 줄이는 등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관리한 게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주주환원으로 이어졌다. 자산 성장을 이어가면서 자본비율도 관리하는 꾸준함을 보여주는 건 과제로 남았다.

◇주가 1년간 25% 상승…'자사주 소각' 메시지 지속

신한금융은 지난 1월 31일 기준 1년 주가 상승률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31일 4만85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달 말 5만11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지난해 8월 주가 6만원을 넘어서는 등 추가적인 주가 상승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주가 상승률 62%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비교해 37%포인트 높은 주가 상승률을 달성한 셈이다. 지난해 KB금융이 순이익 5조782억원을, 신한금융이 4조5175억원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률 차이가 크다.

신한금융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2019년 7500억원, 2020년 1조1600억원 규모로 단행된 유증이 꼽힌다. 옛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인수를 명분으로 한 증가였으나 조단위 순이익을 올리는 신한금융에 반드시 필요한 자금 조달이었는가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유증이 전환우선주 발행 구조로 이행된 탓에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오버행 우려도 남아 있다.

진 회장도 이같은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과 뉴욕 IR에 참여해 신한금융의 주식량이 동종업 다른 은행에 비해 125~160% 가량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500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진 회장의 자사주 소각 의지가 알려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다소 지지부진했던 신한금융 주가가 3분기에 급등하는 트리거가 됐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 취임 후 자사주 정책을 매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상하반기 각각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의결했고, 진 회장 취임 첫해인 2023년에는 분기별로 1000억~1493억원 규모로 소각을 의결하면서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연간 소각 의결 금액을 8500억원까지 늘렸다. 이중 일부는 올해 소각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8월까지 5000억원 규모의 소각을 추가로 의결하면서 연간 기준 소각 규모 1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자산 성장·자본비율 관리' 병행 역량 입증 과제

신한금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CET1비율 관리 노력이 있다. 신한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말 13.03%로 직전 분기 대비 14bp 하락했다.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RWA가 5조8000억원 가량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환율 상승을 감안해 자산 성장을 제한하면서 RWA 관리에 효과를 봤다. 신한금융 호실적 주역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잔액을 1조3168억원(0.9%) 줄였다. 정부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이 둔화된 측면도 있으나 이같은 신한금융 차원의 RWA 관리 노력도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자산 성장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주주환원 근간이 되는 CET1비율 관리를 우선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자산 성장을 억제하는 전략이 성장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적정 수준의 자산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CET1비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게 이상적인 주주환원 모델이라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순이익 1위를 달성할 정도로 호실적을 냈고 주주에게 자사주 소각 강화를 공언한 바 있어 자산 성장 속도 조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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