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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물 분석]MG손보, 자금 유입 절실한데 매각 지연…무산 불안감 증폭자본 정상화에 1조 필요, 시간 지나면 부담 커져… 노조 반대에 실사조차 진행 못해

강용규 기자공개 2025-02-14 12:44:53

[편집자주]

지난해 M&A 시장에 다수의 보험사 매물들이 나왔지만 단 한 곳도 거래가 종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은 곳도 있지만 후보자가 있음에도 다양한 이유로 절차가 멈춰버린 곳들도 있다. 보험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 중인데다 새로운 회계 가이드라인의 반영으로 매물 보험사들의 가치는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다. 보험사 매물들의 현황과 강점, 약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MG손보)의 매각이 답보 상태다. 지난해 말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으나 노조 측 반대로 2개월째 실사가 지연되고 있다.

MG손보는 외부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절실한 상태다. 지난해 들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악화한 자본적정성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금액과 비교하면 이익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심지어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금액이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고 MG손보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간신히 인수 후보 찾았지만…실무작업 정지 상태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검토를 마치고 법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도 전해졌다.

예보는 2022년 4월 부실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경영 관리를 맡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차수로는 3차례, 횟수로는 4차례(3차 입찰의 재입찰 포함)에 걸쳐 MG손보의 매각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협 선정 이후로부터 2개월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MG손보 매각은 진행된 것이 없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노조의 반대에 가로막혀 실사를 진행하지 못한 탓이다. 메리츠화재는 자산-부채 선별이전(P&A)방식으로 MG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노조는 이 과정에서 인적 자산의 선별적 이전, 즉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인수 실무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해야 자금 투입 등 인수 뒤 통합 작업(PMI)을 거쳐 MG손보의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2달 가까이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인수 의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을 보면 MG손보에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자본적정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절차가 지연될수록 메리츠화재의 인수 뒤 자금투입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지연 장기화 속 커지는 인수자 부담

MG손보는 2024년 1~3분기 누적 순이익 278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순손실 58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 기간 부문별 손익을 살펴보면 보험손익이 65억원에 368억원으로 급증했고 투자손익이 -616억원에서 -67억원으로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MG손보는 지난해 1~3분기 수입보험료 8460억원 중 93.4%에 이르는 7900억원이 장기손해보험에서 나왔다. 보험계약마진(CSM)의 상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험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은 마련돼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자본적정성이다. MG손보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35.91%로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한참 밑돈다. 이 기간 MG손보의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3781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1조530억원으로 지급여력비율 150% 달성을 위해서는 1조2014억원이 가용자본에 더해져야 한다. 현재 이익 수준으로는 감당 불가능한 금액이다.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2023년 말 64.02%%에서 3개 분기 연속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하락세를 이어갔을 공산이 크다. 앞서 당국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을 더욱 엄격히 설정하는 가정 모형을 2024년 연말 결산부터 반영하도록 보험사들에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CSM 감소 및 보험부채 증가에 따른 가용자본 축소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보는 P&A 방식을 허용하고 공적자금 지원 약속까지 더해 겨우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정작 메리츠화재는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MG손보 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입 부담은 커지는 형국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가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인수전을 완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자금 투입 부담을 감내하는 데에는 한도가 있다는 의미다. 예보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할 경우 MG손보의 청산 및 파산 절차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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