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결국 수의계약으로...메리츠화재 인수 의지는 자금력·경영전략 우위에도 낙찰 실패…보수적 태도 이면에는 인수대금 마련 포석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4-08-20 12:37:5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예보)의 MG손해보험 매각이 연속된 공개매각 실패로 인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다. 앞선 3차매각의 재공고 입찰에 메리츠화재가 '제3후보'로 참여했으나 결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메리츠화재의 참전으로 한때 MG손보 매각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차오르기도 했다. 동원 가능한 자금력으로 보나 향후 MG손보의 경영전략 관점으로 보나 사모펀드보다는 메리츠화재가 더욱 조건이 좋은 인수 후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할 것인지에 시선을 집중한다.
◇'포트폴리오 시너지 VS 점유율 효과 미미'…의견 갈리는 인수 이해득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앞선 16일 예보가 MG손보 3차매각 재공고 입찰과 관련해 최종 유찰을 발표하면서 MG손보 매각은 기존 공개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예보는 지난해 2차례 MG손보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으나 모두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3월 3번째 매각 추진에서 사모펀드 2곳의 참여로 유효경쟁은 성립했으나 이들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지난달 말 시작된 3차 매각의 재공고 입찰에서는 앞서 참여한 사모펀드 2곳 이외에 메리츠화재가 '깜짝 참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으로 인수자 선정에는 실패했다. 입찰자들의 평가 결과 가격 및 비가격 측면에서 적절한 낙찰자는 없었다는 것이 예보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새 주인으로서 사모펀드 2곳보다 적합한 후보라고 봤다. 우선 MG손보는 2000억~3000억원으로 거론되는 인수 대금 이외에도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수천억원 규모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메리츠화재의 자금 동원능력이 사모펀드보다 낫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같은 손해보험사로서 장기보험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단순한 외형 확대 이상의 '규모의 경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예보나 금융당국으로서도 메리츠화재가 더욱 입맛에 맞는 인수 후보자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MG손보 인수가 메리츠화재에게는 큰 이점이 없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는 않다. MG손보는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2.5%에 불과한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2.8%에 이른다. 게다가 MG손보는 전속 채널이 없어 인수 시 설계사 조직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인수 의지가 과연 진성일 것인지에 대한 관심 역시 높다.

◇후순위채 한도 증액, 인수대금 마련 사전 준비일까
메리츠화재 측에서는 겉으로는 보수적인 태도로 인수전에 임하고 있다. 앞서 14일 진행된 메리츠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향후 MG손보 인수가 주주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인수 시도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미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는 올 초 결의한 후순위채 발행액 한도 5000억원을 앞서 7월의 이사회에서 1조원까지 증액한 바 있다. 지난 4월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어 잔여 한도는 현재 기준으로 8500억원이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오는 28일을 납입일로 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올 11월과 내년 2월 각각 콜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하는 합산 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차환 목적으로 파악된다. 다만 최대 6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MG손보 인수자금 조달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앞선 3차 매각 재공고 입찰에서 적합자로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이 역시 메리츠화재 측의 계산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최초 공고 입찰을 통해 MG손보 실사를 진행했던 사모펀드 2곳과 비교하면 메리츠화재는 정보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의계약 전환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더욱 MG손보의 가치를 더욱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보로서는 MG손보 매각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한 뒤 사모펀드 2곳보다 메리츠화재에 우선순위를 둘 공산이 크다"며 "결국 메리츠화재가 인수의 득실을 어떻게 계산하고 있는지에 따라 MG손보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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