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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용병술'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05 12:57:3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의 밸류업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래 금융 섹터에서 돋보이는 종목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1월 3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년 간 BNK금융 주가는 61% 상승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취임일인 2023년 3월 17일 이후로는 2배 가까이 올랐다.

밸류업 프로그램 초창기에만 해도 BNK금융을 수혜주로 꼽는 투자자는 찾기 어려웠다. BNK금융이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놓여 있어서다. 시중은행에 기업 고객을, 인터넷은행에 리테일 고객을 뺏기며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2023년 계열사 경남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태가 드러나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다른 지방금융처럼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지방금융 꼬리표를 뗐다. 지방 경제 위축과 인구 감소를 고려한 자구책이다. JB금융은 우량 자산에 초점을 맞추는 타사와 달리 중금리대출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경쟁사의 변신에도 BNK금융은 전통적인 지방금융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취임 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던 빈 회장의 고민은 다른 지점에 있었다. 그는 다른 것보다 인사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 털어놓았다. 본인 스스로 참신한 경영 계획을 세우기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할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지주 회장의 역할이라고 봤다.

주가 급등은 빈 회장의 용병술이 적중한 사례다. 그는 취임 후 CFO 직을 신설하고 권재중 부사장을 영입했다. BNK금융이 외부 인사를 임원으로 기용한 건 처음이다. 권 부사장에게 힘이 실리면서 수익성 높은 자산 중심으로 대출 리밸런싱이 이뤄졌고 자본비율을 큰 폭으로 높였다. 자본비율 개선은 주주환원 확대와 주가 상승 단초가 됐다.

최근 경남은행과 BNK신용정보 인사에서도 빈 회장의 안목이 빛을 발했다. 횡령 사태 여파로 경남은행장을 새로 선임할 필요가 있었으나 내부 반발도 의식해야 했다. 그는 예경탁 경남은행장을 전격 교체하되 부산은행 출신 몫이던 BNK신용정보 대표에 신태수 전 경남은행 부행장보를 앉혔다. 조직을 쇄신하되 포용도 잊지 않았다.

1~3대 회장 모두 불명예 퇴진하며 격랑을 겪은 BNK금융은 4대 빈 회장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순탄해 보인다. 밸류업 우등생이 됐고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그룹 내 갈등도 잠잠해졌다. 때로는 특별한 전략보다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첩경임을 빈 회장의 용병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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