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지금]1년 5개월 남은 기한, 상장 혹은 연기 '갈림길'③최장 2년 연장 가능, 반도체 중심 수익 창출 관건…올 6월 SK디스커버리 PRS 만기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05 07:07:08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가 IPO 전략을 수정한다. M&A를 통한 외연 확장을 중단하고 내실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IPO 전략의 핵심이자 미래 사업으로 촉망받던 친환경 사업들의 축소 움직임도 감지된다.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약속했던 투자자들에겐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시간이다. 더벨은 SK에코플랜트 현 상황을 진단하고 달라진 경영 전략 향방 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3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 파이낸셜 스토리의 변곡점은 단연 기업공개(IPO)다. 기업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SK그룹 오너일가의 얽힌 지배구조를 푸는 해법이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 IPO는 SK디스커버리가 보유했던 주식을 주가수익스왑(PRS) 형태로 처분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프리 IPO까지 진행하면서 투자자들과는 상장 일정까지 구체화한 상황이다.문제는 내년 7월로 다가온 상장 일정을 맞추기엔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하이테크 등의 미래 사업이 기대를 모으곤 있지만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상장 절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연말까지 안정적인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최장 2년까지 상장 기한을 미룰 수 있는 만큼 올해 사업 성과에 따라 추진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 변모, 내년 7월 상장 목표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가 구축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시공을 맡고 있다. 최근 첫 번째 생산라인(FAB) 건축 허가가 나오면서 공사에 돌입한 SK에코플랜트는 해당 사업이 침체됐던 경영 환경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이 맞물려 진행될 경우 수익 구조가 재편될 전망이다.
리뉴어스와 리뉴원 등 국내 환경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환경 계열사인 SK테스가 매각 대상에 거론되지 않는 까닭은 SK그룹의 AI 및 반도체 산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 40곳 넘는 사업장을 보유한 SK테스는 반도체 등 전자·전기 폐기물을 리사이클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구리나 금 등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비율을 30% 이상 높이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만큼 관계사인 SK테스도 수혜가 기대된다. 또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에 연간 최대 개별 서버 60만대까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도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지는 상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 프리 IPO 투자 유치 당시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기한도 정해져 있다.
◇최장 2년 연기도 가능, SK디스커버리 PRS 계약 만기 눈앞
일정만 보면 다소 빠듯한 상황이다. 상장 기한을 넘기면 프리 IPO 당시 우선주로 인수한 투자자들에게 발행가격의 5%를 우선배당해야 한다. 이후엔 직전 연도 우선배당률에 3%포인트를 인상해야 하는 만큼 재무적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일각에선 기한 내 상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퇴로가 막힌 것은 아니다. 프리 IPO 투자자들과는 최장 2년까지 상장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투자자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건이 있지만 상장 기한을 늦출 수 있는 것이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상장이 미뤄질 경우 SK디스커버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주주로는 엠디드래곤1차와 엠디드래곤2차가 있다. 이들은 SK디스커버리가 보유했던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주식을 자산으로 PRS 계약을 체결하면서 설립된 법인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지분율 12.58% 정도를 보유 중이다.

2019년 6월 체결된 PRS 계약은 한차례 연장되면서 올해 6월 만기를 맞는다. SK에코플랜트와는 무관하지만 SK디스커버리로선 만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하거나 투자자에게 차액을 주고 정산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디스커버리가 해당 PRS 계약에 대해 인식한 가치는 1890억원 상당이다.
결국 SK에코플랜트의 IPO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가장 유리한 방안이다. 일련의 리밸런싱이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된 이유다.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상장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 괄목할 만한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에 투자했던 사업들도 재편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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