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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국내 자본 확충 활발 한화생명, 외화 조달은 '잠잠'작년 1.9조 조달후 6000억 준비 "원화만으론 한계" 지적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10 08:09:0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2조원 가까운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이 올해도 자본 확충에 나섰다.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최대 6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2022년까지 선택했던 외화 자본성증권은 더 이상 찾지 않는 분위기다. 2022년을 끝으로 한국물 시장을 떠났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 번 발행할 때 더 큰 규모로 조달이 가능한 외화채 시장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 중 최대 자본성증권 발행

6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17일경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한화생명은 신용평가사로부터 ‘AA0, 긍정적’ 등급과 전망을 보유하고 있어 발행 여건은 우호적이란 평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가장 많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다. 작년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시작으로 9월 6000억원 규모로 한번 더 발행했다. 채권시장이 문을 닫는 12월까지 조달 행보를 이어가 8000억원 어치 후순위채 발행을 마쳤다.

여느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K-ICS 비율 하락을 우려한 탓이다.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2023년부터 IFRS 17 회계기준과 킥스 제도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 경우 킥스 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화생명 K-ICS 비율(출처=한화생명)

지속된 자본확충에도 불구하고 2023년 183%였던 K-ICS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65%로 낮아졌다. 올해도 규제 환경은 좋지 않다. 작년 4분기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산출 강화로 CSM(보험계약마진) 및 가용자본이 감소했다.

이미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보험사의 대규모 자본성증권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분기에도 손해율 연령군별 차등 적용, 할인율 산출기준 강화로 K-ICS 비율 하방압력이 지속돼 자본 확충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동양생명, 5억달러 발행 계획 알리기도

IB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지속 국내 시장에서만 조달하는 점에 대해 오히려 궁금해하는 분위기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도 A급 신용도를 인정 받는 발행사다. K-ICS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자본건전성에도 공을 들인 덕에 작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긍정적’ 전망을 받기도 했다. 레이팅 측면에서 걸림돌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2022년 1월 7억5000만달러 후순위채 조달을 끝으로 한국물 시장에 등장하지 않는다. 2018년 10억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4년 만의 복귀전이었는데 11억달러 주문이 확인됐다. 연 3.38% 금리로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IB업계에서는 국내 공모채 시장만으로는 자본 확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시장 규모가 다른 글로벌 채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 자본 조달 관점에서 나을 수 있다고 제언한다. 단 한 번의 발행으로 1조원 가량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외화채 시장에 다시 관심을 갖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연초 동양생명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대 5억달러 규모 외화 자본성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IB는 동양생명 발행 이후 국내 보험사의 외화 조달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관측한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국내 보험업계의 한국물 발행 움직임이 주춤한 상황"이라며 "자본 확충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예정인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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