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재출연 임팩트]전례 없는 선택, 구체적 방식과 실효성은②명분·실리 모두 직접 자금 투입이 우위, 신용보강은 비상시에만 의미
감병근 기자공개 2025-03-20 07:56:53
[편집자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사재출연' 카드를 꺼냈다. PEF 운용사 회장이 내린 전례없는 결단에 자본시장도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덕성과 신뢰 회복 측면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사재로 손실을 메운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논리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있다. 더벨에서 이번 홈플러스 사재출연을 두고 시장에서 진행되는 논의들을 다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소상공인 결제대금을 지원하기 위해 사재출연 카드를 꺼냈다. 전례가 없는 이번 사재출연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속도가 빠를수록 사재출연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직접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자금을 대여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보강, 지급보증 등 방안도 가능하지만 실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회생 계획이 인가되면 소상공인 결재대금 등 상거래채권은 우선 변제대상에 포함된다. 홈플러스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김 회장의 사재출연이 없더라도 상거래채권 변제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직접 자금 투입, 실리와 명분 모두 우위
MBK파트너스는 지난 주말 전격적으로 김 회장이 사재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국내 주요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사재출연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이 시급하다고 보고 우선 사재출연을 발표한 뒤 방식을 결정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사재출연 방식으로는 자금을 직접 투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상공인 결제대금 특성상 신속하게 채권 변제가 이뤄질수록 사재출연 효과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명분에도 가장 적합한 방안이라는 평가다.
이 경우 소상공인 결제대금 채권은 김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에 맞춰서 안분비례 형태로 변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자금을 대여하거나 증여하면 이를 재원으로 소상공인 결제대금 채권을 우선 변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회장이 3자 입장에서 직접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증여하면 이는 또 다시 세금 등 여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소상공인 채권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해당 채권의 우선 변제 여부가 채권자들 사이에서 문제될 수 있다.
상거래채권은 법적으로 우선변제 대상이다. 따라서 다른 채권자들도 김 회장이 홈플러스를 통해 상거래 채권을 변제하는 방안에 반발할 가능성은 낮다. 세금 및 법률적 문제로 대여 형태로 사재출연이 추진된다면 김 회장이 기존 채권자들보다 후순위 지위를 약정하면서 사실상 증여 성격을 지니게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용보강 실효성 의문, 회생 불발 등 비상시에만 의미
김 회장이 신용보강, 지급보증 등 간접적 형태의 사재출연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회장이 국내 대표 부호로 손꼽히지만 당장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직접 자금 투입을 위해서는 재무적 부담이나 시간 소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신용보강, 지급보증 방안은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결국 홈플러스가 채권을 변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만 김 회장이 자금을 직접 투입한다는 의미가 된다.
홈플러스는 여전히 조단위 대규모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회생 계획이 인가되고 채권자 변제가 진행되면 우선 변제 대상인 상거래채권은 전액 변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혹은 홈플러스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 담보권 실행 등으로 회생 계획이 좌초됐을 때만 신용보강, 지급보증 등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는 채권 정리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 회장의 자금이 결국 투입되더라도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은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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