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지형도]위협 받는 지방 맹주, BNK의 해법은⑬지난해 대출성장률 2%대 그쳐, 건전성도 악화…그래도 정답은 '부울경'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26 12:39:32
[편집자주]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은행권만큼 이 말을 잘 대변하는 업권도 없다.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며 순위 역시 요동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경영, 내부통제, 상생금융 등 시대의 흐름이 은행권을 관통하면서 은행권 지형도가 새롭게 짜이는 모양새다. 은행권 전반의 변화와 현황 그리고 각 은행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7시5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은 현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2개의 지방은행을 거느리고 있다. 두 은행 모두 거점지역 내 영업기반이 매우 안정적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 일대 제조업을 중심으로 다른 지방은행 대비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그러나 최근 두 은행 모두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기 침체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산업구조가 몇 년 사이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부울경은 흐름을 쉽사리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위협 받는 지방 맹주, 뚜렷한 침체 분위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주무대인 부울경 지역은 전국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이 조성돼 있는 곳이다. 동해와 남해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항만시설이 구축돼 있기도 하다.
산업 발전과 함께 두 은행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부산은행의 국내은행 기준 여·수신 점유율은 2.0~2.5% 수준이지만 부울경 지역에서는 여신 25%~30%, 수신 35~40%의 점유율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 전국 기준 여·수신 점유율은 1.5%~2.0% 수준에 그치지만 부울경 지역에서는 여신 23% 안팎, 수신 27% 안팎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두 곳 모두 산업단지가 밀집된 거점지역 특성상 제조업 및 중소기업의 여신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역별, 업종별, 차주별 다각화 수준이 시중은행보다 다소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자본력의 시중은행과 기술력의 인터넷은행 사이에서 양쪽 모두에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 강화를 목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부울경 지역 등 지방은행의 텃밭을 공략하면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대출성장률 둔화가 뚜렷하다. 두 은행을 더해 2021년 대출성장률(기업대출+가계대출)이 11.1%에 이르렀는데 지난해 2.2%까지 낮아졌다. 특히 부산은행이 1.3%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경남은행의 경우 3.6%로 부산은행보다는 높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낮아졌다.
순이익 증가세 역시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최근 5년 사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작았던 곳은 국민은행인데 국민은행(41.5%)마저 부산은행(33.0%)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다.
건전성 역시 크게 악화됐다.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3년 말 0.42%에서 지난해 말 0.72%로 1년새 0.3%포인트나 뛰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도 0.06%포인트 오른 0.45%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을 포함해 거의 모든 은행의 NPL비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부산은행의 상승폭이 특히 더 컸다.

◇BNK의 해법은 '초심'…그래도 믿는 건 '부울경'
지역 경기 침체는 두 은행이 극복해야 하는 최대 과제로 꼽힌다. 2023년 기준 부울경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를 기록했다. 1985년까지만 해도 18.5%를 기록했으나 40여년 만에 4%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IT 산업이 발전하고 전통 제조업에서도 연구개발(R&D) 분야가 중요해지면서 부울경 지역 산업단지는 발전 동력의 상당 부분을 수도권에 빼앗겼다.
BNK금융이 찾은 해법은 결국 '초심'이다. 부울경 경제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국내 제조업의 중심인 만큼 설립 취지대로 '지역'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부울경 안에서 성장 기회와 영업 기회를 포착한다는 계획이다. 상품과 서비스에서 대출 편향을 벗어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등을 통해 수도권 공략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BNK금융의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권재중 그룹재무부문장(CFO)은 부울경 중심의 성장이라는 말로 BNK의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지역 경제가 어려운 건 맞고, 전체 경제와 비교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도 맞다"면서도 "다만 그것과 영업 기회는 다르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수도권 공략이 쉽지 않다는 냉정한 판단 역시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는 부산은행 10곳, 경남은행 9곳에 그친다. 부산은행의 경우 2023년 말까지만 해도 12곳이었으나 되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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