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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신성장동력' 세계 첫 LNG·LPG 겸용 발전소 LNG 비쌀 때 LPG 원료로…KET, LNG탱크 3호기 건설 "2034년 메이저 LNG사 목표"

울산=정명섭 기자공개 2025-03-31 08:28:4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의 가장 큰 고민은 한정된 사업구조다. LPG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에 달한다. 국내 LPG 산업은 과점적 경쟁구도라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성장성 면에선 한계가 명확하다. 회사의 핵심 과제가 오랜 기간 사업 다각화에 꽂혔던 이유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SK가스는 숙원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 성장엔진으로 낙점한 LNG·LPG 복합발전소, LNG터미널이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SK가스는 지난 25일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울산GPS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주요 시설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울산GPS, LNG 가격 높을 때 LPG로 발전...원가경쟁력 강점

울산 KTX역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26km)에 있는 울산GPS는 LPG와 LNG를 모두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복합발전소다. 총사업비 1조4120억원이 투입됐다. 이 발전소는 LNG 가격이 높을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LPG를 사용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LNG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LPG 대비 가격 변동성이 크다. 일례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LNG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울산GPS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LPG 투입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만 LPG와 LNG 중 정부에 사전 신고한 연료 하나만 당일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규제가 있어 아직은 두 원료를 동시에 투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해당 제도가 완화하면 울산GPS의 원가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울산GPS 전경 (사진=SK가스)
울산GPS 부지 면적은 15만㎡다. 현장에는 발전주기기, 냉각탑·수처리설비, 연료공급설비, 송수전설비로 가득했다. 발전주기기 부문은 410.5㎿ 가스터빈 2기, 406㎿ 스팀터빈 1기 등으로 구성된다. 울산GPS는 LPG·LNG와 산소를 같이 발전에 투입해 높은 열을 발생시켜 이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를 갖췄다. 여기서 나온 폐열은 배열회수보일러에 투입되는데, 고온으로 만들어진 증기가 스팀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추가로 생산된다. 가스터빈에서 한번 전기를 생산하고 스팀터빈에서 한번 더 전기를 생산하는 셈이다.

조승호 울산GPS 대표는 "가스터빈은 지멘스의 최신 기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일곱 군데 정도밖에 설치되지 않았다"며 "지멘스와 효율과 출력 등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GPS가 생산한 전력은 SK에너지와 SK엔무브, SK지오센트릭, HD현대중공업, 대한유화,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고려아연, LS MnM, 효성화학 등으로 향한다. SK가스 측은 울산GPS가 대규모 전력 수요처들이 가까이 있다는 입지조건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울산GPS의 최종 목표는 수소 발전이다. LPG·LNG 복합발전을 시작으로 2030년 수소혼소를 거쳐 2050년 수소 전소에 도달하는 게 중장기 계획이다.

울산GPS 가스터빈(사진=SK가스)

◇울산 최초 LNG터미널 KET...2034년 '국내 메이저 LNG기업' 목표

울산GPS는 SK가스를 통해 LPG를 공급받고 SK가스-한국석유공사 합작사인 KET에서 LNG를 공급받는다. 울산GPS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있는 KET의 LNG터미널은 울산 최초 LNG 저장·송출 시설이다. SK가스와 한국석유공사는 2020년 6월 공사를 시작해 현재 LNG 저장탱크 2기를 완공했다. 총 43만㎘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설비로 시간당 360톤의 LNG를 기화 송출할 수 있다.

LNG 탱크 3호기는 현재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엄청난 크기에 압도됐다. 현장 관계자는 "LNG 탱크 한기의 크기는 장충체육관의 3배"라고 귀띔했다.
KET가 건설 중인 LNG저장탱크 3호기 내부 모습

LNG탱크의 저장온도는 영하 162℃의 극저온이다. 단열이 잘 될수록 가스증발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각종 단열재와 보냉재가 투입된다. KET의 LNG 탱크는 '풀컨테인먼트(완전 방호식)' 형태로 건설된다. 겉은 콘트리트로, 내벽은 보냉재와 9% 니켈합금강 등으로 채워진다. 현장에는 이같은 내부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내년에 LNG 탱크 3호기 공사가 완료되면 KET의 LNG 저장능력은 64만㎘로 늘어난다. KET는 2034년까지 총 6기의 LNG탱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회사는 LNG 수요의 약 14%를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성모 KET 부사장은 "2034년이 되면 한국가스공사와 보령LNG(GS-SK E&S), 광양LNG(포스코인터내셔널)와 더불어 국내 메이저 LNG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KET는 신사업 중 하나로 LNG가 보유한 저온 에너지를 바다로 버리지 않고 데이터센터 등에 공급하는 냉열공급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KET의 원가절감까지 가능케 하는 사업이다.

또다른 신사업은 LNG벙커링 사업이다. LNG벙커링은 LNG선 등에 LNG 연료를 급유하는 것을 말한다. KET는 같은 날 LNG 벙커링 전용 부두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부두에는 LNG 하역 설비가 네 개가 줄지어 서 있었고 옆에는 LNG 수납과 출하를 지원하는 시설인 로딩암이 더 높이 솟아있었다. 이는 약 6만5000톤 규모의 LNG를 한번에 하역할 수 있는 규모의 설비다. KET는 설비는 확보했으나 아직 상업 가동을 시작하진 않은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LNG 벙커링 사업은 입지와 인프라, LNG 소싱 능력이 중요하다"라며 "KET의 LNG 벙커링 부두는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이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KET LNG 부두 로딩암(사진=SK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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