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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정영채 SK가스 신임 이사 “사외이사는 조력자 역할”사외이사 역할론 강조…"거버넌스, 각자 구성원 역할 균형 속 효과적 작동"

김현정 기자공개 2025-03-07 08:24:4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3시4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다워야 한다.”

정영채 SK가스 신임 사외이사(사진)가 ‘사외이사 역할론’을 재정립했다. ‘정 신임 이사의 SK가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놓고 일각에선 정 신임 이사가 SK 사업 리밸런싱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내놓았다.

40년간 자본시장 업력을 바탕으로 SK가스가 지향하는 방향이 시장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그의 주요 역할이지, 리밸런싱의 실제 주도자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기업의 거버넌스는 각자의 역할이 균형을 이룰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40년 업력 바탕SK가스 지향점, 자본시장 내 공감 점검"

정 신임 이사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사외이사는 조력자이지 주력자 아니다”며 “사외이사는 ‘비상근임원’으로 상근임원들이 공들여 만든 그림을 가져오면 이 그림을 진행함에 있어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조언하는 한편, 기업가치나 투자자·주주 이익에 반하는 부분은 없는지 지적하고 경계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정 신임 이사가 SK디스커버리 산하인 SK가스에 사외이사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그가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정 신임 이사는 시장에서 사외이사 역할론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사내 집행임원은 사내 집행임원다워야 하고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다워야 한다”며 “사외이사의 롤을 과도하게 해석하며 마치 ‘사업 리밸런싱의 주체자’처럼 묘사할 때가 있는데 이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이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상장회사의 가치 제고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 신임 이사의 전문성이 ‘자본시장’에 있는 만큼 해당 시각에서 SK가스의 의사결정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40년간 자본시장에 몸담았고 기업금융 경험이 많은 만큼 SK가스의 의사결정이 자본시장 논리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SK가스가 그리는 그림의 방향이 시장에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신임 이사는 “사외이사들 중에도 자본시장 쪽 금융전문가로 (포지션을 두고) 있으니 자본시장에서 오래 일했던 경험치를 갖고 그 눈높이로 경영진이 양질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양질의 자문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가스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장애물에 맞닥뜨렸을 때 방법을 찾아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내가 해당 분야에서 가장 오래 일했던 사람으로서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CEO 시절을 반추했다.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이사회 활동을 했을 때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도 철저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집행임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생각을 갖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적극 조력하는 것이 맡은 바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경영자 시절 밥만 먹고 하루종일 고민한 대표이사에게, 사외이사가 큰 고민 없이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 하다보면 논지가 흐려질 때가 있었다”며 “내가 이사회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 같은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를 적극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SK가스 이사회 안건, 합리적 의사결정 해와"

SK가스에 대해서는 탄탄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40년 전 LPG(액화석유가스) 분야에 진출하면서 많은 성과를 낸 곳이라고 평했다. 최근의 LPG 및 LNG(액화천연가스) 겸용의 가스복합발전소 등 SK가스의 승부수도 훌륭한 의사결정이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추후 정기주주총회 의결이라는 절차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될 것인 만큼 당장 여러 말을 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도 “제의가 들어왔을 때 SK가스가 좋은 회사기 때문에 일조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가스는 LPG 쪽에 진출하면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낸 곳”이라며 “LNG까지 진출하고 하이브리드 발전소까지 가져가는 등 SK가스가 지향하는 큰 그림을 살펴본 바로는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가스 사외이사로서 필요 시 견제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가스가 여태껏 기업가치 제고와 동떨어진 결정을 한 일이 없다는 확신도 덧붙였다.

정 신임 이사는 “과거 SK가스 이사회 안건들을 쭉 봤는데 결정한 내용을 살펴보니 여태껏 터무니없는 결정을 한 적이 없는 회사”라며 “주주이익이나 기업가치와 동떨어진 결정을 하는 일이 없겠으나 필요한 경우 견제와 경계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신임 이사는 IB업계 파워맨 내지 거물로 통하는 인물이다. 작년 초 NH투자증권 대표이사로서 6년의 임기를 마쳤다.

대우증권 출신인 그는 자금부장, IB부장, 기획본부장, IB담당 상무 등을 거치며 'IB맨'으로서의 경력을 다져나갔다. 2005년 당시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IB사업부 대표를 맡았다. ECM(주식자본시장)과 DCM(부채자본시장)을 가리지 않고 NH투자증권의 IB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한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IB를 맡은 뒤 7~8위였던 우리투자증권 IB 순위는 수년 만에 1위로 뛰었다.

정 사장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한 이후 2018년 첫 사장으로 임명된 뒤 6년간 NH투자증권을 이끌었다. 올 초 메리츠증권 IB담당 상임고문으로 영입됐으며 이달 20일 SK가스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SK가스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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