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현장 돋보기]두나무 '모먼티카' 운영 중단…해외사업 재편 '시동'강도 높은 당국 제재 조치 유감 의견…상장 '시기상조'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31 07:49:58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09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가 해외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하이브와 합작법인을 통해 추진했던 아티스트 IP NFT 사업은 중단 수순을 밟는다. 법인은 청산하지 않고 두나무가 지분을 추가 취득해 새로운 해외 사업 모델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에 대한 입장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석우 대표(사진)가 직접 제재 수위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았고 수용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업권법 마련 필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제재 수위 수용 불가…사업 불확실성 커 '입법 촉구'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업계에서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한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 회사가 커 나가면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수용하기 어려운 징계 수위가 나와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
28일 두나무는 서울 강남구 미림타워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석우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이 내린 제재 조치에 대한 입장을 위와 같이 밝혔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두나무에 3개월 일부 영업정지, 임직원 인적제재 등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수백억원대 과태료 부과도 언급되고 있다. 두나무는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26일 법원이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제재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사안은 본안소송으로 넘어갔다.
두나무는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가상자산 2차법안(업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규제 방점이 투자자 보호에 맞춰져 있어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7년 반 전 두나무 대표를 처음 맡을 때만 해도 코인과 돌멩이가 다를 게 뭐냐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라며 "하지만 순차적으로 입법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서 (사업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차 입법을 신속하게 해달라는 말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라며 "추후 다른 나라와 발맞춰 코인이 통용되는 방향으로 규제가 마련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해외사업 전면 재검토…상장 '고려하지만 아직'
주총장에서는 신사업과 해외사업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두나무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무신사의 중고거래플랫폼 '솔드아웃'에 투자했지만 지분을 전량 처분한 바 있다. 손실이 계속되면서 처분했다는 입장이다.
하이브와 함께 미국에 설립한 조인트벤처(JV) 레벨스 향방도 불투명하다. 두나무가 65%, 하이브가 35%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가 블록체인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레벨스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NFT 사업인 모먼티카는 운영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NFT 열풍이 꺼지면서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라며 "바이버, 엠피에이지(MPAG) 등 자회사를 통해 해외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일단 두나무는 레벨스 법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중간지주사인 두나무글로벌을 통해 레벨스에 2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투자로 두나무의 레벨스 지분율은 기존 65%에서 75% 수준으로 약 10%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승현 CFO는 "이번에 두나무글로벌에 유상증자한 자금은 전부 레벨스에 투입한다"라며 "추후 신사업을 전개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올해도 주주들은 두나무 증시상장 여부에 궁금증을 가졌다. 상장시기, 지역에 관심이 집중됐다. 두나무는 이미 3년 동안 빅4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일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상장 요건을 갖추는 작업이 아니냐고 해석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형식적인 요건은 갖췄는데 적절한 밸류를 평가받을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며 "당장은 할 생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남 CFO는 "미국에 상장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라며 "기업가치는 해외시장에서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정해진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정민석 최고운영책임자(COO),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익잉여금 중 483억원을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해킹, 전산장애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법에서는 핫월렛에 보관 중인 고객의 가상자산의 5% 규모로 현금을 적립하게 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에서 처리해야 한다. 다만 시세 변동 특성을 감안해 유연성을 부여하고 매년 주총을 통해 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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