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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넘어라" 삼성 바이오 의지, 커지는 삼성물산 존재감 의약품 전주기 '밸류체인' 확보, 시너지 창출 위한 M&A 가능성

한태희 기자공개 2025-04-02 08:27:0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07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을 넘어서야 한다."

최근 과감한 쇄신 의지를 강조한 삼성그룹의 위기의식은 전자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업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외 신약 개발에 보탬이 될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3월 초 사장단 회의서 관련해 '제조업을 넘어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최근 의약품 관련 정관을 추가하며 바이오 사업 내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기주총서 의약품 연구개발 지원·수탁사업 사업목적 추가

삼성물산은 3월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에서 추진 중인 검체 분석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등 관련 사업을 정관에 등록하기 위한 목적이다.

건설, 리조트, 패션, 상사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직접적인 바이오 사업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와 함께 조성한 펀드를 통한 바이오텍 간접투자가 그나마 눈에 띈 협력 행보였다.

삼성물산은 202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와 공동으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조성했다. 삼성벤처투자가 조합을 결성해 운용 중으로 최근 3년간 9개 기업에 투자했다. 김재우 부사장이 이끄는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199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2009년 신설된 삼성전자의 신사업추진단에서 김태한 전 대표, 고한승 사장 등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전기공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2013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한 뒤 생산본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삼성물산에 신설된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 좌장을 맡았다. 삼성물산에서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외에도 해외 병원, CRO 등 다양한 바이오 관련 신사업을 고민해 왔다.

최근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를 중심으로 고민하던 의약품 신사업이 보다 구체화되는 움직임 관측된다.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가 모회사인 삼성물산의 밸류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성물산은 작년 말 기준 이 회장이 최대주주로 18.9% 지분을 보유했다. 삼성물산은 43.1%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도 영향력을 뻗고 있다.

그러나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이 반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부가액은 약 2조443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3월 31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72조원 규모다. 모기업 삼성물산의 시총은 20조원 수준으로 3배 이상 격차를 보인다.

주가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세가 삼성물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2024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가 30% 오른 반면 삼성물산은 8% 하락했다.

실질적 재무적 효익도 전무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후 단 한번도 배당을 한적이 없다. 2025년부터는 배당을 하겠다는 공언을 한 바 있지만 현재로선 이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조업, 신약 개발 부수적 지원…AI 활용 물질 발굴과 단백질 분석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직접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 등을 보면서 주판을 튕기고 있다. 삼성물산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신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업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밀러 및 신약 개발 등을 후방 지원 역할이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용화까지 의약품 전 주기 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룹 전반에 자리한 위기의식과 "제조업을 넘어서야 한다"는 이 회장의 메시지는 M&A(인수합병)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도 내포한다. 삼성그룹은 수년 전부터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비즈니스 인력을 별도로 파견해 운영하는 등 바이오 사업 확장을 준비해왔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향후 추진할 M&A의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최근 투자한 AI(인공지능) 신약 개발 기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과 단백질 분석 기업 'C2N' 등이 대표적으로 모두 신약 개발을 부수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바이오연구소 산하에 AI 전담 조직 'AI Lab'을 신설하기도 했다. AI Lab 담당 상무로는 김진한 전 스탠다임 대표를 영입했다. AI 기술을 CDMO 사업에 접목해 자동화된 생산 환경 구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중심의 신약 개발 등에도 AI를 접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투자한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의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단백질 구조 설계,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 개발 과정을 가속할 수 있다.

향후에는 AI를 통해 발굴한 물질을 CRO가 분석해 검증하고 CDMO 기반 의약품의 생산까지 이어가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삼성물산 주도로 추진할 의약품의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등이 이를 후방에서 지원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과거 의료분야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업체 케어캠프를 자회사로 둔 경험이 있다. 케어캠프는 삼성의료원에 소모성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를 납품하면서 매출 규모를 키웠으나 2014년 의약품 유통물류회사 지오영에 매각된 바 있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사장단 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를 통해 M&A에 대한 신호가 켜진 셈"이라며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앞서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투자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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