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새 출발' 대한항공, 의욕 따라주지 않는 주가아시아나 인수에도 대외 악재 겹치며 하락세, 증권업계 "극단적 저평가"
이영호 기자공개 2025-04-10 07:14:2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8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2025년은 대한항공에 의미 있는 한 해입니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숙원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1조5000억원 규모 빅딜이자 2020년부터 무려 5년 가까이 끌어왔던 딜입니다. 올해 1분기부터 대한항공의 연결 실적에는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함께 집계됩니다.
지난해 말 '주주가치 제고계획'을 내놓으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숨기지 않았던 대한항공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대한항공의 기분 좋은 출발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최근 1년 차트를 살펴보면 주가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주로선 속이 탈법한 주가 흐름입니다. 52주 최저가는 1만9400원, 52주 최고가는 2만6150원이고 2일 종가는 2만1600원입니다. 시가총액은 8조원에 육박합니다만 국내 1위 항공사 기업가치는 더 높아야 한다는 시각이 큽니다.

◇Industry & Event
대한공은 올 들어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회장직 취임 이후 좀처럼 공식석상에서 독자 행보를 하지 않았던 조원태 회장이 지난달 무려 6년 만에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조 회장 체제의 대한항공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지난했던 인수 작업은 물론, 조 회장을 괴롭혔던 경영권 분쟁 이슈도 일단락됐습니다.
최근 대한항공은 신규 CI 공개를 공개했습니다. 41년 만에 이뤄진 CI 교체입니다. 대한항공이 양사 통합 전에 일찌감치 새 CI를 먼저 발표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체에 새 도색을 입히려면 앞으로 족히 3~4년은 걸릴 예정입니다. 대형기 기준 통상 3주 정도가 걸리고, 소형기 기준으론 보름 정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통합작업은 물론이고, 양사 산하 자회사들 역시 끌어모아야 합니다. 물리적 결합 못지않게 중요한 건 화학적 결합입니다. 30년간 경쟁관계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인 만큼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Market View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잠재력에는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립니다. 다만 항공업계는 운임 하락, 관세전쟁, 환율 등 여러 대외 변수에 노출돼 있습니다. 대한항공 투자자로선 신경써야 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항공업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대한항공의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도 트럼프 행정부 관세 여파 등으로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증권사들의 주가전망 평균가격은 3만3800원입니다. 현 주가 대비 약 50%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일제히 '매수'를 의견을 냈지만 주가 반등의 시점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가장 최근에 리포트를 낸 곳은 iM투자증권입니다. iM투자증권은 이달 1일 리포트를 통해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EV/EBITDA 3.8배, P/E 4.8배, P/B 0.60배의 극단적 저평가"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말 리포트를 낸 하나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비용 축소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여객사업부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기 위해선 여객 운임 상향이 관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한진그룹은 수년간 대한항공을 이끌었던 우기홍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우 부회장은 류경표 한진칼 대표 부회장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인물로 평가됩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실적 성장에도 기여한 한진그룹 키맨 중 한 명입니다.

대한항공 IR 담당에서도 투자시장 내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극단적 저평가라는 투자업계 시선은 투자자 입장에선 신규 투자 기회일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표현입니다. 본업 성과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의미여서입니다. 물론 국내외 항공사 주가 사정이 모두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야겠지요.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통합 항공사를 향한 투자시장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국내 정치 리스크와 고환율, 여행수요 위축, 유류비 증가 등으로 항공업종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항공화물 수요 위축 우려와 관련해 미국 관세정책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사업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인데 양사 합병이 장기 성장 발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예년 수준 배당금 규모를 유지했지만 이익 규모가 커진 탓입니다. 주주들은 예상보다 보수적인 주주환원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장기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와 더불어 사업 성과에 따른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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