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옥상옥’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없이 그대로 간다㉑‘한화에너지-㈜한화-계열사-증손회사’ 구조…’포스트 김승연’ 시대에 재논의
고설봉 기자공개 2025-04-08 07:54:58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간 합병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지배구조 개편도 진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김승연 회장 이후’ 시대가 도래할 때까지 지배구조 개편을 유보한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및 옥상옥 지배구조 개편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한화-계열사-증손자회사’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지분을 보유해 옥상옥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현 체제 유지하는 한화그룹…김승연 회장 은퇴 시점에 다시 고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현재의 지배구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너지 상장(IPO)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등 외부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여러 리스크가 발생하자 지배구조 개편과 선을 긋고 투자금 유치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화그룹의 의지는 공시를 통해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정정신고서에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IPO와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던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연기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안팎에선 현재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화 산하 그룹 주요 계열사를 그대로 두고 김승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김승연 회장 은퇴 및 사후에 지배구조 개편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등이 증여 등 방식으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에 승계되는 시점에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각각 계열사를 분리해 독립경영하는 체제는 당분간 출범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처럼 김동관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에서 그룹 경영을 이끌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한화생명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형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한화 중심의 지배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삼형제가 ㈜한화 지분율을 42.67%로 끌어올리며 지배력이 높아진 만큼 승계 리스크는 덜어냈고, 다음 스텝인 계열분리 등은 차차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금융사 분리 등 해소방안 찾을까
한화그룹 안팎에선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지만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31일 김승연 회장은 보유하던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자녀에게 증여했다.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의 ㈜한화 보유 지분율은 직간접적으로 42.67%로 상승했다.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의 그룹 지배력을 높아졌지만 지배구조 개편은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한화-계열사-증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한화에너지와 ㈜한화 지분을 직접 보유하며 한화그룹 지배력을 높여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지배구조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김동관 부회장 등이 한화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때는 현재 지배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고 ㈜한화가 다시 계열사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정부는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자본시장 등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해소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투명한 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집단의 증가를 유도하기 위해 세법상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대신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증권거래법상 공시의무 등이 부과되고 공정거래법상 여러 규제도 적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금산분리와 증손자회사 소유 제한이다.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또 증손자회사의 경우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현재 주력 계열사들이 규제에 저촉될 위험을 안고 있다. ㈜한화가 한화생명 등 금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또 한화그룹 미래 핵심사업인 한화오션의 경우 ‘한화에너지-㈜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편입돼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야 하고 한화오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와 ㈜한화간 합병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등장했었다. 이 경우 한화오션이 손자회사로 분리돼 지분 30%(상장회사)만 확보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또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는 김동원 사장이 계열분리해 독립경영하는 것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한화그룹의 결정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은 향후에도 쓸수 없는 카드가 됐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내놓을 다음 스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서 있어 법과 규제에 맞춰 원칙적인 방식으로 임하고 있다"며 "㈜한화 지분 등의 꾸준한 매입과 대주주간 투명한 증여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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