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파트너, PEF의 진화] PEF, 자본시장 존재감 키운다①M&A 거래 중 PEF 비중 40% 이상,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
최재혁 기자공개 2025-04-21 07:18:28
[편집자주]
시장 내 사모투자펀드(PEF)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운영자(Operator)'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다수의 거래를 통해 체질을 바꾸고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기적인 가치 창출과 책임 있는 경영 관여로 투자 생태계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더벨은 PEF의 긍정적 변화와 그들이 만들어낸 실질적 성과를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역할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를 넘어 산업과 시장의 밸류체인을 전방위로 바꾸는 전략 실행자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PEF의 인수·합병(M&A) 참여 비중이 전체 거래의 10% 미만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건수 기준으로 40% 이상을 차지하며 자본시장 내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PEF의 존재감은 이제 딜 성사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과거에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주도하던 대형 거래에서도 이제는 PEF가 주요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잦다. 기업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승계 구도 등 다양한 상황에서 PEF는 거래의 촉매제이자 실행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PEF 약정액 136조 돌파, 이젠 '딜 메이커'
한때 PEF는 자금 조달을 돕는 조력자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인수전의 전면에 나서는 실행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 승계 구도를 설계하거나 혹은 대기업이 비핵심 사업을 떼어낼 때 PEF는 실질적인 의사결정 파트너이자 구조 재편의 동반자로 자리잡고 있다.
2004년 제도 도입 당시 2개에 불과했던 PEF 펀드 수는 2023년 1126개로 급증했다. 약정액은 4000억원에서 136조4000억원으로 340배 이상 확대됐다. 2016년 이후 연평균 약 11%의 성장률을 이어온 결과다. 같은 기간 투자 이행률도 7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시장 내 자금 순환의 촉매 역할을 해왔다.
최근 10년간 M&A 거래 규모는 시장 환경에 따라 다소 출렁였지만 PEF의 약정액과 활동성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PEF가 단순 재무적 옵션이 아닌 거래 성사와 이후 기업 구조 전환을 이끄는 키플레이어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PEF 운용사가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이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거래 과정에서 실행한 과도한 차입이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인 우려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과 달리 실증 데이터는 다르게 말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EF가 바이아웃을 단행한 이후 해당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동종업계 대비 7.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보유기간 3년8개월 동안 기업가치는 약 35% 상승했다. 이는 단기적인 차입 수익을 노리는 재무 플레이어가 아닌 실질적인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적 투자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양유업·공차 등 체질 개선, PEF의 존재감 입증
PEF가 만들어낸 실질적 변화는 구체적인 기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투자다. 오너리스크와 실적 부진으로 침체돼 있던 남양유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로 전환되며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한앤컴퍼니는 인수 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고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했다. 또한 김승언 경영지배인을 대표집행임원 사장으로 선임하며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오너 경영을 끊고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모펀드의 대표적인 순기능으로 평가된다.
UCK파트너스의 공차코리아 투자 역시 밸류업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4년, 창업주 부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딜을 성사시킨 뒤, 지분 구조를 유지한 채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며 본격적인 밸류업에 나섰다. 일본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확보하고, 공차 대만 본사인 로열티타이완(RTT)의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확장 전략을 펼쳤다.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도 기존 대주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유지했다. 임직원과의 상생 기조를 통해 조직 내부의 안정성과 만족도도 높였다. UCK파트너스는 자사의 VCP(Value Creation Plan)에 따라 밸류업을 추진하면서도 단 한 건의 분쟁 없이 순조롭게 절차를 진행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성과를 이끌어낸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PEF의 밸류업은 더 이상 일회성 구조조정이나 지분 매각을 통한 수익 실현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구조를 바꾸고 전략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새로운 레퍼런스를 제공하는 본질적 자본으로의 역할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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