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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식품 비전 담은 하림 '퍼스트키친', 연내 증설 '박차' [르포]3만6500평 규모 생산거점, 풀필먼트와 결합…육가공 노하우 담아

익산(전북)=안준호 기자 공개 2025-04-21 07:33:2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6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강력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육계 농장에서 출발해 사료, 육가공, 물류, 유통, 해운까지 발을 뻗었다. 현재는 양돈과 한우 등 축산 관련 거의 모든 분야에 사업을 영위 중이다. 최근엔 종합식품 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종합식품 핵심 계열사는 하림산업이다. 라면과 함께 즉석밥, 국물요리 등 간편식(HMR)을 만든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식품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올해 증설을 준비 중이다. 전북 익산의 하림산업 거점 ‘퍼스트키친’을 찾아 그룹 종합식품산업의 현 상황을 살펴봤다.

◇풀필먼트와 생산시설 한 곳에 모여…라면·즉석밥 연내 생산라인 증설

퍼스트키친은 하림그룹그룹 종합식품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3개 생산 시설에서 육수와 소스, 면류, 즉석밥을 생산한다. 도계 공정과 육가공 제품 생산이 이뤄지는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와 함께 그룹의 지향점이 담긴 시설로 꼽힌다.

약 3만6500평으로 조성된 퍼스트키친은 3개 생산 시설과 1개 풀필먼트 센터로 이뤄져 있다. 육수와 육가공품을 생산하는 K1, 즉석밥을 만드는 K2, 라면과 건면을 맡은 K3 등 생산 시설이 자동화 물류센터 FBH(Fulfillment by Harim)에 연결된 구조다. 생산 시설들을 물류 시스템과 연결한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

18일 찾은 퍼스트키친 역시 모든 라인이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K3 시설에선 신제품인 ‘푸디버디’ 브랜드 제품 생산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푸디버디는 하림산업이 지난 2023년 출시한 어린이용 간편식 브랜드다.

2021년 처음 선보인 ‘더(The)미식’ 라면 제품처럼 조미료 없이 천연 재료로 맛을 냈다. 여기에 어린이 고객을 고려한 식감과 크기를 구현했고, 각종 캐릭터를 차용해 ‘재미있는 식사’를 추구했다. 라면 이외에도 밥과 국, 반찬까지 24종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판매 중이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K3 시설에선 건면과 유탕면 2종의 면류가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 2개 라인이 운영 중”이라며 “처음부터 생산 확장을 염두에 두고 건설했으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올해 안으로 추가로 2개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즉석밥이 만들어지는 K2 공장은 식품사업 지향점이 보다 분명히 드러나는 공간이다. 밥에 물을 더하는 가수 공정, 포장을 씌우는 밀봉 공정은 ‘클래스 100’ 수준의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1세제곱피트(ft㎥)당 지름 0.5㎛ 먼지가 100개 이하인 공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론 밀봉 공정에서만 클래스 100 클린룸을 거친다.

첨가물 없이 물과 쌀로만 밥을 짓고, 밀봉 후엔 뜨거운 물을 분사해 12분 동안 뜸을 들인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더 오랜 기간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최신식 설비 덕분이기도 하지만, 원가가 높아지더라도 식품의 기본은 ‘맛’이라는 그룹 기조 때문”이라며 “현재 1개인 즉석밥 생산시설도 연내 2호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K1 공장에서는 라면의 핵심 요소인 스프와 각종 냉동ㅎ식품, HMR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다. 제품군은 다양하지만 조미료보다는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맛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K1~K3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거점 가운데 위치한 풀필먼트 시설 FBH에 모인다. 보관 상태에 따라 자동 분류되는 것은 물론 피킹과 패키징, 배송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업 '퍼스트키친'에서 생산 중인 주요 제품들.

◇'신산하게, 빠르게' 육가공 사업 노하우 담겨

퍼스트키친의 핵심은 자연의 재료를 최대한 빨리, 신선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육가공 업체로 출발한 하림그룹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하림 관계자는 “숙성 과정이 필요한 돼지, 소와 달리 닭고기는 최대한 사람의 손이 닿는 것을 피하고 빨리 유통해야 한다”며 “육가공 사업에서 쌓은 경험이 식품 사업에도 적용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키친 인근에 위치한 하림의 익산공장에선 이런 노하우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육계 및 육가공 생산 사업을 영위 중인 하림은 코로나19 이후 하림치킨로드(HCR)를 조성하고 생산 공정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독자적인 육계 도축 공정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평가다.

익산공장에선 하루 평균 70만 마리의 닭이 가공된다. 가스를 사용해 닭을 잠재우는 ‘가스스터닝’ 공정과 방혈, 탈모 후 찬 바람으로 운도를 낮추는 에어 칠링(Air chilling) 등을 거친다. 동물 복지는 물론 맛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보완을 거쳤다.

축산과 육가공 전 과정의 수직계열화도 강점이다. 육계 생산을 위한 원종계(Grand Parents Stock) 수입을 제외하면 모두 내재화가 이뤄졌다. 사료부터 부화, 사육, 도계와 가공까지 이뤄진다. 타사 대비 닭고기의 신선도와 제품 완성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월등하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의 대표적인 육가공 제품인 즉석삼계탕의 경우 도계와 가공이 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1일 내로 고객 식탁에 올라갈 수 있다”며 “유통 기간이 측정하기 어렵거나, 그 이상에 달하는 타사 제품들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림 익산공장 내 회사 로고와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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