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부동산114 판교 오피스' 남겨 놓은 까닭은 연관성 높은 사업부문만 HDC랩스에 이관…1500억 가치 부동산 흡수, 개발 가능성 이목
정지원 기자공개 2025-04-23 07:36:0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이 2018년 인수한 부동산114를 완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사업부문을 HDC랩스로 양수하면서 브랜드만 남기고 법인을 해산하는 형태다. 사실상 사업과 관련한 자산과 부채 전체를 넘기면서 종속기업투자 자산만 남겨놨다.부동산114은 자회사 미래비아이를 통해 판교 오피스에 투자했다. 임대료는 물론이고 건물관리를 통해 운영 수익까지 거두고 있었다. 최초 자산 인수 가격의 세 배 수준인 1500억원 이상으로 공정가치가 뛴 상태다.
HDC그룹의 부동산업 포트폴리오 효율화 차원에서 사업부문과 부동산을 분리했다. HDC랩스는 홈서비스사업과 건설솔루션사업에서 사물인터넷(Alot)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부동산114의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성격의 판교 오피스는 기존처럼 운영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매각이나 개발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2018년 인수한 부동산114 법인 해산, 브랜드만 사용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이 부동산114 흡수합병을 이달 말 마무리한다. 기존 부동산114 지분을 100% 갖고 있던 지주사 HDC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합병 방식으로 부동산114를 완전 흡수하는 형태다. 부동산114 법인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부동산114의 사업부문은 HDC랩스로 이관하기로 했다. 부동산114는 지난 2월 말 지주사 HDC 흡수합병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HDC랩스와 중개플랫폼 및 부동산데이터 사업부문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함께 맺었다. 양수도 대금은 6억3600만원으로 정했다.
HDC랩스는 부동산114의 사업부문과 함께 관련 자산과 부채, 계약 및 근로자 등을 포괄 양수 받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각 예정 사업부문의 비유동자산은 47억7625만원, 비유동부채는 41억4025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공정가치가 양수도 대금이다.
부동산114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334억원이었다. 매각예정 비유동자산 48억원, 현금성자산 11억원, 종속기업투자 비유동자산 275억원으로 구성된다. 종속기업은 미래비아이로 같은 기간 말 장부금액이 전액이 부동산114의 종속기업투자 비유동자산으로 잡혔다.
즉 사업 및 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자산과 부채를 HDC랩스로 옮기는 한편 현금성자산과 종속기업에 대한 지분은 지주사 HDC에 남겼다는 의미다. 더불어 매각예정 비유동부채 41억원을 산정할 때는 부동산114의 지난해 말 부채총계 60억원에서 유동부채 3100만원과 이연법인세부채 18억원만을 제외했다.
미래비아이는 2006년에 설립됐다. 판교 테크노밸리 내 창업보육센터의 건축·임대·관리 및 운영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분 64.45%를 갖고 있었다. 취득원가는 8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장부금액이 265억원까지 증가했다.
장부금액이 급등한 이유는 미래비아이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서다. 미래비아이는 미래에셋벤처타워를 갖고 있다. 토지와 건물을 합친 취득원가는 449억원이었다.
현재 가치는 세 배 이상 뛰었다. 미래비아이가 2023년 중 진행한 감정평가 결과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타워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공정가치는 1537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에는 자산가치가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비아이 취득원가 대비 장부금액 세 배로
HDC그룹은 부동산114를 완전 흡수합병하는 가운데 그룹 내 부동산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도 함께 단행했다. 기존에 부동산114가 영위하던 사업은 HDC랩스와 시너지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HDC랩스는 2021년 12월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아이서비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상호도 이때 변경했다. 기존 HDC아이콘트롤스는 건설사에 필요한 IT 솔루션을 제공했다. HDC아이서비스는 비건설부문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설관리(FM)·자산관리(PM) 등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HDC랩스는 홈서비스사업과 건설솔루션사업, 리얼티(부동산 종합관리)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갖고 있다. 이 중 홈서비스사업과 건설솔루션사업에서 Alot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114의 부동산데이터를 접목해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HDC랩스는 HDC아이서비스가 영위하던 PM업을 리얼티사업 부문을 통해 이어받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HDC랩스 6063억원 매출의 41.7%인 2528억원이 리얼티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비아이 역시 판교 오피스에 대한 PM을 통해 일부 수익을 얻고 있다. 미래비아이는 미래에셋벤처타워 관리를 통해 매년 7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마지막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2023년 중 관리비 등 기타수익으로 25억원, 임대료로 50억원의 영업수익을 벌었다. 총 75억원이다.
하지만 미래비아이와 그 부동산은 지주사 HDC에 남겨놓기로 했다. HDC랩스가 부동산 소유나 개발을 통해 수익을 얻는 법인이 아니라는 점이 고려됐다. 또 지주사에 있던 부동산을 계열사로 옮기기 위해선 공정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 판교 오피스를 가져오기 위해선 HDC랩스에 막대한 자금 부담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앞서 HDC그룹은 2018년 2월 부동산114를 최초로 인수했다.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637억원에 인수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금액의 80%인 513억원, HDC아이콘트롤스가 20%인 124억원을 책임졌다. 이후 그룹이 5월 중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부동산114가 HDC의 자회사가 됐다.
HDC그룹은 이번 합병에 대해 "HDC랩스와 연관성이 높은 사업 외 미래비이아가 보유하는 판교 오피스는 여러 부동산을 보유 중인 지주사 HDC가 관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며 "HDC랩스가 부동산까지 인수하게 되면 본 사업 투자 여력이 부족해 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판교 오피스는 기존처럼 미래비아이가 운영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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