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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잃어버린 8400억 되찾을 수 있을까 중국 게임사 지급 회피, 연매출 상회 수준 손해…시간 흐를수록 '회수불능'

황선중 기자공개 2025-04-25 08:33:0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 저작권을 무단 도용한 중국 게임사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손해배상금이 8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더 흐르면 회수 가능 금액은 보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의 체급을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를 심어줄만한 자금이었는데 지금은 잃어버린 돈이 됐다. 이를 과연 되찾을 수 있을 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위메이드, 20년 넘게 중국 게임사와 '송사'

위메이드는 무려 20년 넘게 <미르의전설2> 저작권 문제로 중국 게임사들과 크고 작은 법적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모든 문제는 <미르의전설2>가 중국에서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크게 흥행하면서 비롯됐다. 위메이드는 게임 라이선스를 빌려주는 대가로 로열티를 거두는 전략을 구사하며 다수의 중국 게임사와 손을 잡았다.

문제는 계약을 위반하는 중국 게임사들이었다. 정확한 매출을 속여 로열티를 축소하거나 무단으로 <미르의전설2>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등의 위반 사례가 속출했다. 위메이드는 중국 법원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 같은 국제 중재기구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까지 했다.


하지만 판결은 현실과 거리가 멀었다. 다수의 중국 게임사가 재무적 여력이 없다거나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를 회피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위메이드는 재판 승소에도 지우링(4400억원), 셩취게임즈(3000억원), 절강환유(960억원) 등으로부터 도합 8400억원 가까이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금액이 있었다면 위메이드는 수많은 전환점을 마주했을 여지가 있다. 지난해 위메이드 연결 매출이 창사 이래 최대치인 7118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만약 중국 게임사들이 제때 로열티를 지급했다면 매출은 더 커졌을 것이고, 늦게나마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면 당기순이익이라도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 체급 키울 수 있던 기회 놓쳐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수의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일반적으로 국내 게임사가 대작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많이 잡아도 1000억원 수준이다. 단순하게 계산해 위메이드가 손해배상금을 받았다면 <레전드오브이미르> 같은 대형 캐시카우를 8개 이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미래 먹거리인 블록체인 게임 사업도 달라졌을 수 있다. 위메이드는 선점 경쟁이 치열한 블록체인 게임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고민이 깊은 상태다. 지난해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 '우나월렛'을 포기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만약 8400억원이 있었다면 우나월렛은 여전히 서비스됐을지도 모른다.


또한 위메이드는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현금흐름이 다소 불안정한 편이다. 최근 10년간의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를 합산한 금액은 순유출(-) 1321억원에 달했다. 모자란 현금은 차입금을 일으키고 자산을 처분하며 충당해 왔다. 손해배상금이 제때 들어왔다면 유동성 걱정 없이 신나게 투자를 이어갔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손해배상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위메이드에 손해배상금 4400억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지우링의 경우 중국 법원이 강제집행 결정을 고심하는 3년 동안 수익을 모두 회사로 유출해 현재 사실상 '빈껍데기' 회사로 전락했다는 것이 위메이드의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위메이드가 공개 간담회까지 개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배경에는 회사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잠재적 자산을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깔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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