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미국의 인텔마저도 1분기 실적이 선방했음에도 보수적이고 신중한 메시지를 내놨다. 앞으로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등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관세 정책의 급변동과 불확실성으로 사업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역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구체적인 예측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TSMC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TSMC의 CFO 웬델 황(Wendell Huang)의 답변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현재까지 관세로 인한 고객사의 변화 등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올려잡은 데다 AI 설비투자 금액도 늘렸다.
관세 리스크는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성장성이 견고하다는 신호를 줬다. 실제 CFO의 명확한 메시지와 자신감은 신뢰를 높인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가는 "TSMC의 성적표는 '신경 안정제' 역할을 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적발표회는 단순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다. 기업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 앞으로의 방향 등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이다. 특히 CFO가 직접 답변할 때의 파급력은 훨씬 크다.
물론 CFO의 중요한 역할은 리스크 관리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만큼 답변 하나하나에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회가 아쉬운 점은 호실적을 냈음에도 이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당부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발표회에서는 유난히 "아직은 명확히 답변드릴 수는 없지만" 또는 "향후 달라질 수 있겠지만" 등 만약을 가정한 보수적인 답변을 듣는 경우가 많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경우에도 오히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논리와 설득력을 갖췄다면, 관세 우려에 일찍이 대비해 오고 있었다면 이러한 점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도 되지 않을까. 숫자는 스스로 말하고 있다. 어쩌면 CFO가 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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