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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이 IB 영업도..미래에셋의 승부수 통할까 전사적 영업력 확대 차원 조직 개편

박창현 기자공개 2011-12-20 10:29:22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0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퇴직연금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영업을 동시에 담당하는 통합 영업 조직을 신설했다. 취급 상품 확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 상품의 성격이 전혀 다른 만큼 이번 조직 개편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RM(relation manager) 부문을 새롭게 조직했다. 기존 퇴직연금사업부의 영업조직을 흡수하는 한편 커버리지 확대 차원에서 IB 영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기존 퇴직연금 영업은 물론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등 IB 상품까지 취급하는 통합 영업조직을 만든 것이다.

미래에셋 측은 IB 담당 인력 충원을 위해 투자금융사업부 내 프로젝트금융1본부와 기업금융1본부를 맡았던 봉원석 상무와 박희재 상무를 각각 기업RM 5, 6 본부장으로 앉혔다. 나머지 1~4 본부장은 모두 퇴직연금 전문가들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기업의 모든 부서와 의사소통을 하고 영업에 나서는 조직"이라며 "신설된 기업RM본부는 토탈 마케팅 개념으로 퇴직연금 뿐만 아니라 IB 업무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RM부문 조직도

전문가들 역시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영업조직 효율성 제고와 IB 커버리지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미래에셋 퇴직연금사업부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한 이후 전사적 역량을 쏟으면서 전담 인력을 230여 명까지 늘렸다. 퇴직연금 조직의 경우 대부분이 영업 인력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경영진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영업조직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업계는 퇴직연금과 IB 프로덕트의 성격이 전혀 다른 만큼 동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더욱이 상품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를 고객사에 제공할 경우, 고객사와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해당 실무 부서와 마찰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조직 개편 전부터 퇴직연금 RM을 통한 IB 딜소싱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IB 프로덕트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 담당 RM들이 영업 과정에서 무리한 조건으로 딜을 가져오면서 IB 부서와 마찰을 빚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효성과 ㈜두산 채권 발행 거래가 대표적이었다.

IB업계 일각에서는 저가 수수료 공세를 펼친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커버리지 조직 개편을 계기로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9년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상장 주관사 입찰 때 수수료 1bp(0.01%)를 적어내 수수료 덤핑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최근에는 캠코의 STX팬오션 블록딜 주관사 선정 때도 시장 평균가 이하의 수수료를 제안해 주관사 타이틀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과 IB는 전혀 다른 업무 영역"이라며 "물리적인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정말 순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직 개편이 퇴직연금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로 진행되면서 IB 주무 부서인 투자금융사업부의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업금융2본부장이었던 조효승 상무의 경우,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회사 측은 학업 등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조직 개편이 직접적인 이유 아니겠냐는 것이 조직 안팎의 중론이다.

반면 신설된 기업RM부문 대표를 맡게 된 조한홍 부사장은 이번 조직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평가다. 퇴직연금과 함께 기업금융(corporate finance) 상품을 매개로 대상 기업에 대한 장악력 및 영향력을 보다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부사장은 2006년부터 퇴직연금 컨설팅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맡아온 퇴직연금 전문가다.

투자금융부문 대표에는 2007년부터 대표 자리를 맡아온 이구범 사장 후임으로 나병윤 전무가 선임됐다. 나 전무는 금융상품 컨설팅본부장과 법인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IB업무보다 법인영업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퇴직연금과 IB 영업을 통합하는 형태로 조직개편이 진행됨에 따라 나 전무가 어떤 방식으로 업무 협력에 나설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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