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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PB업계 "부산을 잡아라" 전통적 자산가 잠재력에 주목

박홍경 기자공개 2012-02-03 10:42:43

이 기사는 2012년 02월 03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초고액자산가(HNWI) 시장에서 경쟁을 벌인 증권업계가 최근에는 그 무대를 부산으로 넓혔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통적 자산가들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자산관리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증권이 작년 11월 증권업계에서는 최초로 부산의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SNI 점포를 연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우리투자증권이 마린시티 WMC 지점을 열었다. 강남과 강북에 위치한 프리미어블루급 점포는 아니나 여타 WMC 지점과 비교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VIP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왜 부산 지역을 주목하고 있을까. 2010년 기준 7대 광역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부산이 60조8300억 원으로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경제활동인구도 지난 2011년 12월 현재 165만 명으로 서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부산을 거점으로 인근의 울산을 아우른다면 시장은 더욱 확대된다.

부산 경제
자료: 통계청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고급 점포는 최근 초고가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에 위치하고 있다. 신흥 부촌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장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산 자산관리 시장의 잠재력은 '전통적' 자산가들에게 있다. 고가의 아파트 단지는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최근 시세가 하락하고 있고 잔금을 채우기 위해 금융 자산을 처분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 이 지역의 제조업에서 신발과 목재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조선과 자동차가 핵심 업종으로 자리잡았다. 이재문 SNI부산 지점장은 "업황의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기는 하지만 현재와 같이 조선 업황이 나쁠 때에는 자동차가 견인하면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가들이 주로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 경영자에 몰려있다 보니 연령층이 높고 자산 운용도 보수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침투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자산관리에 관심을 갖는 '얼리 어답터' 격의 고객들이 늘고 있고 서울의 지점과 연계해 구성되는 사모 펀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재문 지점장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은행 금리에 의존한 자산관리에 한계를 느낀 고객들이 PB 서비스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서 "주식과 채권, 대안상품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지만 세미나를 열어보면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관리의 개념이 생소한 데다 연고를 중시하는 거래 관행이 뿌리깊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경희 삼성증권 UHNW사업부 상무는 "서울에서도 PB 센터가 오픈한 후 변별력을 갖고 호응을 얻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시간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분명 시장의 잠재력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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