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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수익률 '헤지펀드 멍든다' 포트폴리오 구성도 완성못한 시점...위험지표 표본값도 안 나와

신민규 기자공개 2012-02-17 17:30:53

이 기사는 2012년 02월 17일 1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달이 갓 지난 헤지펀드의 운용실적이 공개되면서 자칫 시장이 단기 수익률 경쟁으로 내몰리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좋은 헤지펀드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위험지표가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이마저도 최소 1년은 기다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A 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는 최근 1호 헤지펀드 수익률이 공개된 이후 지주사 투자담당부서로부터 운용 중인 펀드에 대한 문의전화를 받았다. 지주사 자금이 일부 펀드에 들어가 있다보니 신경이 쓰인 것이다. 담당 매니저는 "수익률이 나쁘진 않았지만 아직 포트폴리오도 다 구성하지 못한 시점에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사 마케팅팀에서도 포트폴리오 내역과 수익률을 알려달라는 문의가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헤지펀드 매니저에게 포트폴리오 내역 공개는 자살 행위와 같다.

B 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는 "단기간에 펀드 기준가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기관투자가들도 6개월 동안은 한번 지켜보자는 입장인데 시장이 너무 앞서서 과열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 매니저들은 단기실적이 안 좋은 매니저들 중에는 작년 상반기 동안 절대수익형 펀드를 운용해 인기가 압도적인 운용역도 있다고 귀띔했다. 유동성 장세에서 일부 롱바이어스 펀드가 시장을 잘 만난 건 사실이지만 하락장에서는 펀더멘털 롱숏펀드와 퀀트펀드, 채권형 펀드의 순위가 역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 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는 수익률 공개와 관련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펀드마다 특징이 있는데 이를 무시한 수익률 순위 세우기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단기 실적을 놓고 실력 운운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헤지펀드의 관전 포인트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냈는지 여부인데 이를 따지기에 한달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매니저들은 꾸준한 성과를 위해 위험관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를 측정하기 위한 각종 지표마저도 표본값을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별수익률의 변동성 하나만 따져 보려고 해도 한달이라는 시간은 유의미한 수치를 얻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 1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기준 잣대 역시 다양한 위험지표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수익률 공개에 대한 업계의 합의도 형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매니저는 자사 펀드가 아직 리테일 판매를 개시하지 않았음에도 수익률이 공개된 점을 의아해했다. 헤지펀드의 경우 운용실적 공개는 펀드레이징을 위해서 운용사가 선택 할 수 있다. 투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할 법적의무가 없는 셈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 부분을 인정, 분기별 운용보고서를 통해 관리감독은 하지만 외부공개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한테 미숙아라고 야단치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해외에서 헤지펀드 운용경험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3년은 지켜봐야 매니저들의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며 "1년 수익률도 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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