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3월 23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가 지난 20일 올해 1차 출자 사업에 참가할 위탁운용사 6곳을 선정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당초 공표한대로 '신설사 제한경쟁 방침'을 도입해 신설 벤처투자사의 투자 기회를 열어줬다.선정된 6개사에는 설립 2년이 안된 신생사가 5개사나 포함됐으며 1년 미만의 신설사도 2개사가 들어갔다.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대형 벤처캐피탈이 참여할 때보다 시장의 관심은 낮았지만 신생업체에 투자기회를 준 데다 어느 때 보다도 선정 기준이 투명하고 공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연히 위탁사 선정에 대한 구설과 뒷말도 많지 않았다.
사실 모태펀드가 신설사 위주로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내놨을 때만 해도 벤처캐피탈사들은 반신반의했다.
위탁운용사를 이미 내정해 뽑는다는 설이 시장에 파다했다. 520억원의 출자액 중 300억원을 중견 벤처캐피탈사 한 곳에 단독 출자하기로 했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모태펀드가 리스크 분산을 위해 투자경험과 실적이 있는 벤처캐피탈을 완전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더욱이 김형기 전 한국벤처투자 사장이 있는 트루글로벌파트너스까지 출자에 도전하면서 공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더 커졌다.
김형기 전 사장이 모태펀드를 떠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데다 김 사장이 새롭게 벤처캐피탈을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태펀드가 신생사 제한경쟁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특히 선정된 위탁운용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태펀드가 위탁운용사 선정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우선 모태펀드는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1인 창조 기업투자에 캡스톤인베스트먼트와 유니창투, 마젤란기술투자 3곳을 선정, 투자를 고르게 분산시켰다.
투자경험이 많은 캡스톤인베스트먼트에 가장 많은 18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캡스톤은 그 동안 준비했던 초기 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이번 펀드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형기 전 대표의 트루글로벌인베스트먼트를 과감히 제외시켜 잡음의 소지를 없앴다.
이외에도 모태펀드는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벤처캐피탈사를 찾아가 탈락이유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물론 모태펀드의 이런 노력도 완벽하지는 않다. 탈락한 벤처캐피탈 마다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가 전부 다를 수 있다. 특히 트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김형기 전 대표로 인해 역차별을 받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모태펀드의 새로운 시도로 신생 벤처캐피탈에 투자 기회가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피땀 흘려 일하는 벤처기업과 이를 지원 육성하려는 벤처캐피탈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모태펀드 출자의 다양한 시도는 지속돼야 하지 않을까.
2012년 1차 출자사업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모태펀드의 고민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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