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다가온 스팩...투자자들 '상반된 행보' 합병보다 청산 예상...청산시 수익률 하락 우려
정명아 기자공개 2012-06-22 11:33:3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2일 11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 마감 시한을 앞둔 스팩 주가가 예상을 뒤엎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팩 청산을 기대하고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부 스팩 큰손들은 보유 지분 축소에 나서 눈길을 끈다.◇ 스팩 청산 전에 지분 처분...배당소득세 부담도 한 몫
미래에셋제1호스팩과 하이제1호스팩의 주요 주주인 머스트투자자문은 최근 잇따라 보유 지분율을 낮췄다.
지난 5월23일 하이제1호스팩의 지분 8만8711주(1.22%)를 매각, 5.04%였던 지분율을 3.82%로 줄였다. 같은 날 미래에셋제1호스팩의 지분 34만9952주(2.51%)도 팔아 8.51%에 달했던 기존 지분율을 6%로 축소했다.
2010년 3월에 상장 당시 미래에셋스팩1호의 공모가는 1500원이었다. 머스트투자자문은 2011년 10월 미래에셋제1호스팩을 이보다 낮은 주당 1319원에 사들였다. 2010년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4000원이었던 하이제1호스팩을 지난해 3월 공모가 보다 낮은 수준인 주당 3786원에 매입했다.
두 스팩의 주가는 현재 매입가를 넘어 공모가 살짝 못미치는 수준으로 뛰었다. 20일 기준 미래에셋스팩1호는 주당 1485원, 하이제1호스팩의 현재 주가도 3860원이다.
공모가에 근접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지분을 축소하는 배경은 합병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팩은 합병에 실패, 청산할 경우 주주들에게 공모가와 청산 시점 주가 간 차액에 이자를 얹어 되돌려 준다.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신탁기관에 예치하도록 돼있어 이자까지 별도로 받을 수 있다. 투자자 보호와 스팩 활성화를 위해 설립 당시 내놓은 장치다.
현재 주가가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팩 주가가 상승하는 요인은 스팩이 해산한다는 가정 하에 청산 이후 차액을 기대하는 수요 덕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모가보다 싼 가격에 스팩 주식을 사들인 입장에서는 청산에 따른 이익보다 주식을 처분, 차익을 노리는게 더 낫다. 공모가 아래서 사들였던 스팩 주식이 공모가 수준까지 회복하면 매각 차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머스트투자자문 등은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스팩 주식을 사들여 주요 주주 자리에 올랐다"며 "스팩 합병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에 가까워지자 매각 차액 감소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우려해 지분율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산에 따른 배당소득세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스팩이 청산될 경우, 매각 차액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부담해야한다. 매각 차액을 양도 차익이 아닌 배당 개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당 1500원에 매입한 스팩이 2200원에 청산했을 시, 발생하는 차액 700원의 15.4%에 해당하는 107원을 배당소득세로 지불해야 한다. 차액이 커질 수록 부담해야할 배당소득세도 커진다.
머스트투자자문은 이와 관련 "운용 전략을 공개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스팩, 합병 마감 시한 다가오자 강세...미국에선 주주가 청산 요구하기도
스팩의 주요 주주가 지분율까지 줄인 것은 그만큼 스팩의 청산 가능성을 높게 봤음을 의미한다. 합병을 예상한다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로 지분율을 유지해야 한다.
스팩 주주 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 및 일반 투자자들도 스팩 청산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과거 스팩 합병 사례가 드물었던 점을 근거로 합병 마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합병이 쉽게 성사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
실제로 지난 2010년 3월 3일 대우증권스팩 1호가 상장한 이후 총 22개의 스팩이 증시에 입성했으나 지금까지 합병상장에 성공한 곳은 모두 6곳에 불과하다. 2010년 대거 상장된 각 증권사 1호 스팩은 올 하반기 합병 데드라인을 앞둔 상태다. 상장 후 30개월 이내 합병결의를 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한 달 후 상장 폐지된다.
스팩 합병 마감 시한에 임박해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스팩이 국내 처음 도입되던 때 일찌감치 예견됐다. 미국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스팩 해산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주주들까지 있다.
한 증권사의 스팩 관련 담당자는 "미국에서는 매각 차익을 노린 일부 소액주주들이 스팩 청산을 요구하기 위해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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