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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디씨, 수시 외부 자금조달..'카드 돌려막기 수준' 자회사·사업부 대폭 구조조정.."올해 흑자전환 기대"

박제언 기자공개 2012-06-25 19:01:11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5일 1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디씨는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 가량인 300억 원을 외부에서 자금조달했다. 이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의 용도로 쓰이며 부채는 줄였지만 자본잠식을 막지는 못했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높아진데 반해 수익성이 악화돼 자기자본은 까먹어 지난해 처음 자본잠식이 진행된 것이다.

케이디씨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이하 환기종목) 탈피도 중요하지만 자본잠식 등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는 게 우선 목표다.

◇수익성 악화..외부 자금조달 불가피

2009년 주식시장에는 3D 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은 3D 관련기술을 보유한 상장사들의 주가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당시 3D테마주의 선봉장으로 케이디씨가 꼽혔고 주가는 1400원대에서 1만 원 대로 한 달만에 7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케이디씨의 주가는 500원대까지 떨어졌고, 재무상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회사 매출은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인수한 자회사까지 성적이 좋지 않는 등 적자를 면할 방안이 딱히 없다. 이 때문에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케이디씨는 소위 '잘나가던' 2009년부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을 위해 외부 자금조달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 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5회, 전환사채(CB) 2회 등으로 조달한 자금만 920억 원에 이른다.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금융권 차입금 상환이나 운영자금에 쓰였다. 또 일부는 BW나 CB에 대해 조기상환 용도인 차환자금으로 쓰였다. 여윳돈이 부족했던 회사는 또다른 외부 자금으로 돌려막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케이디씨_자금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 시기에 케이디씨는 코스닥상장사 바른전자를 222억 원에 인수하고, 아이스테이션의 지분권 강화 목적으로 130억 원에 추가 지분을 획득했다. 그러나 회사의 예측과는 달리 3D 시장이 예상외로 성장 속도가 더딘데다 자회사 사업이었던 태블릿PC가 실패하며 투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케이디씨를 포함해 자회사들 마저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실적 적자를 기록했다. 아이스테이션의 지분 26.87%를 가진 케이디씨는 평가손실로 이어졌다.

케이디씨는 작년 7월 121억 원 규모의 사채 원리금 미지급 사태까지 벌어졌다. 2010년 6월 발행했던 CB에 대해 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가 있었지만 돈이 없어 상환이 불가능해 사채 원리금을 미지급하게 됐다.

작년 6월말 현재 케이디씨의 유동 가능한 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7억 원, 금융기관예치금 14억 원이 고작이었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였던 케이디씨네트웍스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0억 원 조달했다. 지난해 유상증자 3회를 포함해 외부 자금조달이 많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늘었지만, 회사의 순손실이 커져 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다. 수익성 악화와 그에 따른 자본잠식은 결국 주식시장에서 불명예인 환기종목이라는 꼬리표를 남기게 됐다.

◇사업부 22개→6개..대폭 '구조조정'

케이디씨는 수익성을 높여 올해 자본잠식을 탈피할 계획이다. 내년 환기종목이라는 '주홍글씨'도 지워야 되지만, 그 보다는 관리종목에 선정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지난해 480억 원의 법인세차감전 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말 결산에서 자기자본 50% 이상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지난해 케이디씨 순손실에 악영향을 미쳤던 이 부분이 올해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이익으로 돌아설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디씨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억3800만 원과 순이익 6억5600만 원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자본잠식률도 작년말 39.67%에서 1분기에 19.62%까지 떨어졌다.

회사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부실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아이스테이션과 케이디씨네트웍스, 리어스코프 등 소위 '장사가 되지 않는' 회사들도 모두 정리했다. 그룹내에서 남은 회사는 케이디씨와 바른전자뿐이다.

김태섭 케이디씨 회장은 "지난해 케이디씨그룹은 총 22개 사업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룹내 손실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6개 사업부만 남겼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작년 바른전자는 사상 최대 매출을 냈고, 케이디씨 자체만으로도 이익을 냈지만, 관계사 투자 등의 문제로 자본잠식까지 이르게 됐다"며 "올해 부실한 관계사는 모두 청산된데다 특별이익을 낼 수 있는 투자지분도 있기 때문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디씨는 올해 3D 기술과 관련한 신규사업도 진출한다. 2000년부터 연구개발하고 오는 9월에 시장에 선보일 3D CCTV가 바로 그것. 3D CCTV는 두 대의 카메라와 인터넷 연결기술로 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일반 CCTV로 파악할 수 없는 부분까지 고화질(Full HD)과 3D 기술로 시현할 수 있다.

케이디씨는 이번 신규사업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진 못하더라도 기존 주력사업의 연장선에서 의미있는 매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3D CCTV는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올해는 30억~50억 원 정도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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