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6월 2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사진)의 이름 앞에는 항상 '전설의 해커'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1996년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해킹싸움, 이른바 '사과전쟁'을 주도한 덕분(?)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젊은 청춘의 호기심'이었다고 멋쩍은 듯 표현한다. 어느새 불혹을 앞둔 나이가 됐지만, 그때를 회상하는 그의 얼굴에는 스무살의 천진난만함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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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이 지난 지금, 그는 더 이상 스무살 사고뭉치 대학생이 아니다. 벤처업계의 어른으로서, 창업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노정석 대표는 지난해 11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박지웅 스톤브릿지캐피털 수석심사역과 대니얼 프랜시스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수석심사역과 손 잡고, 신개념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설립했다.
기존 인큐베이팅시스템이 창업멘토링, 자금조달 등으로 국한 돼 있는 반면, 패스트트랙아시아는 관찰자가 아닌 실행자로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창업자들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아이디어가 없다면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개발자가 없다면 개발팀을 구성해주며,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업무는 패스트트랙 아시아의 본사 조직이 처리해준다.
노 대표는 "패스트트랙아시아는 리더십, 추진력, 결단력과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 CEO를 발굴해, 아이디어를 제공 해주고, 빠른 시간 안에 완벽한 사업체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IPO 와 M&A, 그리고 실패에서 얻은 노하우
그가 후배들에게 차별화된 인큐베이팅시스템을 제공하게 된 데에는 다양한 엑시트 경험을 축적한 것이 한 몫했다. 그는 벤처 업계에 몸담은 지난 10여년 동안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등을 두루 경험했다. 국내 벤처창업가로서 보기 드문 경우다.
노대표는 대학 졸업 후인 1997년 '인젠'을 창업했다. 해커출신 답게 '해커들이 만든 보안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해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았고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이에 설립 5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5년 창업한 태터앤컴퍼니는 태터툴즈'와 '티스토리' 등 블로그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로, 한국 블로그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최고의 평가와 함께 2008년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구글에 인수합병됐다. 아시아 기업으로서는 최초다.
그에게도 실패의 쓰라린 경험은 있다. '젠터스'가 대표적이다. 젠터스는 '인젠'을 만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가 아닌 미국시장을 진출해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창업 초기부터 미국에 들어가 미국방부에 제안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펼쳤다. 그러나 처음 경험한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소극적인 미국의 반응이 맞물려 젠터스는 설립 1년만에 문을 닫았다.
이처럼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한 그이기에, 벤처창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차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또 한번의 도전, 아블라컴퍼니
노정석 대표는 창업가로서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하고 있다. 2010년 9월 아블라컴퍼니를 창업하면서 제2의 인젠과 태터앤컴퍼니를 다시 한번 꿈꾸고 있다.
그는 "태터앤캠퍼니 구글 매각 후 세계 최고의 테크 벤처로 꼽히는 구글에 일하면서 이런 멋진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창업욕구가 솟아났다"고 말했다.
아블라컴퍼니의 아블라는 스페인어 아블라르(말하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다양한 기술력을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아블라컴퍼니는 '매장의 예약 및 고객 관리 솔루션인 포잉(Poing)' 을 개발, 내달 초 런칭을 앞두고 있다. 포잉은 매장주와 매장을 찾는 고객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서비스다.
일정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포잉앱을 켜면 주변식당 예약이 가능한 매장이 나열되고, 사용자는 간단히 방문자와 인원수만 입력하면 예약이 완료된다. 고객이 입력한 예약한 정보는 바로 포잉서비스를 사용하는 매장에 바로 등록된다.
노 대표는 "포잉은 서울 가로수길 주변의 약 50여 곳의 매장에서 사용을 시작했고, 사용 문의가 많아 빠르게 사용 매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7월 초 런칭이 되면 전국 3만 여 곳의 식당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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