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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글로벌본드, 국책은행債 대우 '성공' "좋은 시장 분위기 놓치지 말자"…빠른 결단력 돋보여

한희연 기자공개 2012-07-11 20:17:56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1일 2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올해 발행된 한국물 글로벌본드 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낮은 쿠폰 금리를 기록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비해 부족했던 국책은행의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당초 예정보다 발행일정을 당긴 것도 조달금리를 낮추는 데 주효했다.

◇ "국책은행 대우 받자"…투자자 미팅에 각별히 신경 써

기업은행은 11일 새벽 5년만기 글로벌본드 5억 달러를 '미국 국채 수익률(T)+185bp'에 발행했다. 쿠폰금리는 2.375%, 일드 수익률은 2.475%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쿠폰금리와 일드금리 기준으로 한국물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간 셈이다.

기업은행은 10일 오전 딜 이니셜 가이던스는 'T+200bp(area)'로 제시하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아시아장이 끝나고 유럽시장에서 가이던스는 'T+185bp~190bp'로 수정됐고, 결국 뉴욕시장에서 'T+185bp'로 최종 발행가격이 결정됐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정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보다 프리미엄을 더 주고 글로벌 본드를 발행해야 하는 딜레마를 겪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은행은 그동안 전략적으로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 역할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발행에 앞서 지난 5월말 유럽과 미국, 아시아등에서 가진 넌딜로드쇼에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됐다. 특히 미국 지역에서는 EM설명회도 참가하는 등 IR에 각별히 신경썼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기업은행은 이번 글로벌 본드 발행에서 금리를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 레벨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기업은행의 2017년만기 이번 글로벌본드는 발행직후 11일 오전 아시아장에서 'T+192bp'까지 올랐지만 곧 하락을 거듭, 점심 무렵에는 'T+186bp'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2016년 만기인 기업은행채는 'T+187bp'에, 2017년만기 산업은행 채권은 'T+187bp'에 거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 빠른 발행 결정 돋보여…국제금융시장 훈풍 사라지기 전에 타이밍 잡자

이번 글로벌본드는 타이밍을 선점하기 위한 재빠른 발행 착수 결정 면에서도 돋보인다.

당초 기업은행은 이번주 중반 쯤에 발행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초 동서발전의 채권 발행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몇일 앞당겨 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10일 오전 북빌딩을 시작했다. 국제금융시장이 돌아가는 사정을 감안할 때 최대한 빨리 프라이싱에 착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주 유로지역 위기와 관련, 유로안정화기구(ESM)에서 직접 자본을 출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이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미국기업들의 어닝시즌이 예정돼 있지만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훈풍이 사라지기 전에 프라이싱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했다.

앞서 10일 새벽에는 동서발전의 글로벌본드에 10배에 가까운 투자자 주문이 몰리며 흥행을 거뒀다.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가 사라지기 전에 잡는 것이 기업은행으로서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초반부터 주문이 밀렸던 동서발전과 비교할 때, 이니셜 가이던스를 다소 낮게 제시한 면이 있어 기업은행 채권에 대한 초반 투자자 주문은 더뎠다. 하지만 유럽시장, 미국시장으로 넘어갈수록 양질의 투자자가 다수 들어왔다는 후문이다. 웬만해선 한국물에 잘 들어오지 않는 핌코도 이번 기업은행 글로벌본드에 대량의 주문을 넣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또 최근 투자자들의 선호가 은행채보다는 회사채에 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업은행 채권은 가격 결정 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은 이달초 골드만삭스·BofA메릴린치·도이치증권·스탠다드차타드·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채권 발행을 준비해왔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8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MTN프로그램에서 인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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