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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최저금리 글로벌본드 발행 비법은? 지속적 시장탐색, 타이밍 선점 가능케 해…기발행 30년물도 효자노릇

한희연 기자공개 2012-07-19 16:21:17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9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 발행사들이 달러화 채권 시장에 나가기만 하면 최저금리를 경신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가스공사가 한국계 발행기관 중 역대 최저금리(삼성전자 제외)로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최근 달러화 채권 가산금리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밍 선정이 좋았던 데다, 연초 발행했던 30년만기 채권의 후광도 톡톡히 입었다는 평가다. 공격적으로 가이던스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는 이번 딜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 시장분석에 근거한 확신, 과감한 제시금리로 이어져

한국가스공사는 19일 새벽 7억 달러 규모의 5년만기 글로벌본드를 '미국 국채수익률(T)+175bp'에 발행했다. 한국물 발행금리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금리다. 최근 한국물이 준안전자산 대우를 받으며 가산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밍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다.

투자자와 발행사간 역학구도에서 발행사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판단이 들자 가스공사는 글로벌본드 발행을 결정했다. 16일 RFP를 뿌리고 17일 제안서를 받고 19일 프라이싱을 하는 등 진행속도는 빨랐다.

이니셜 가이던스는 'T+195bp'에 제시됐다. 전주 프라이싱을 한 한국동서발전의 발행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다소 공격적인 최초 제시금리를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속적인 시장 흐름 분석이 자리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사실 비슷한 공기업들이 있다면 해당 기업들보다 발행금리를 대폭 낮추기는 상당히 어렵다"면서도 "윈도우만 열리면 언제든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던 터라, 최근 시장 흐름을 볼 때 조금 더 과감해져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0배 가까운 북을 쌓기보다는 조달 비용을 낮추자는 게 가스공사의 전략이었다. 공격적인 이니셜 금리에 이어 수정 가이던스는 'T+175~180bp'로 더 과감하게 제시됐다. 올해 발행된 국내 공기업의 글로벌본드의 프라이싱 당시 가산금리를 5년 만기로 환산한 G-spread는 동서발전이 183bp, 석유공사가 185bp, 서부발전이 187bp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예상은 적중, 가이던스 하단에서 채권을 발행하며 신규 발행 프리미엄(NIP) 마이너스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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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처 찾던 유럽·미국계 열광…기발행한 30년물, 효자노릇 톡톡

공격적인 금리제시는 지역별 투자자 비중도 바꿔 놓았다. 통상 한국 기업이 발행에 나서면 아시아 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가스공사 채권은 아시아 투자자가 24%에 불과하고, 유럽이 42%, 미국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시장에서 주문을 먼저 받기 때문에 가이던스가 수정될 수록, 해당 금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 쪽은 마지막에 주문을 넣기 때문에 정말 투자를 할 수 있는 금리에 실주문을 넣는 편이다.

이번 가스공사 채권의 경우에도 유럽과 미국 쪽 투자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발행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 유럽쪽에서 큰 주문이 몇개 들어온 것을 모멘텀 삼아 미국으로 넘어가며 북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결국 250개 기관에서 38억 달러에 해당하는 주문이 들어왔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최근 한국물 발행 시 유럽 비중이 늘고 있다"며 "유럽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이쪽 투자자들이 한국 등 나라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어, 가격이 어느정도 수용 가능하다면 투자하겠다는 수요는 꽤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이 아닌 기업물이라는 점도 이 지역 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이나 미국 쪽 투자자들은 금융권 채권보다는 기업물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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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역대 최장만기로 발행했던 30년 만기 채권 또한 이번 5년 만기 채권 발행 성공의 공신 중 하나였다.

30년 만기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따라서 트레이딩 관점에서 해당 채권의 희귀성을 인정받아 좋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5년물 가격 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트레이딩 측면에서 이런 쪽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5년 만기 채권도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30년 만기 채권의 희귀성과 가격 또한번 발행물 금리를 낮추는데 영향을 많이 줬다"며 "30년 만기 채권이 잘 유통되고 있고 유통금리도 낮은 편이라 이런 부분이 5년물 가격을 누르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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