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호남석화, 주범은 '타이탄' 말레이시아 자회사 2Q 영업손실 690억원..업황 악화도 겹쳐
김익환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2-07-24 13:48:38
이 기사는 2012년 07월 24일 13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대표 석유화학업체 호남석유화학이 2분기 적자로 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어닝쇼크의 주범은 그동안 알짜회사로 인정받았던 자회사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이하 타이탄)이다.호남석유화학은 2분기에 연결기준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조5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헛장사'를 한 셈이다.
영업손실은 증권업계 실적 전망치인 영업이익 1294억 원을 크게 밑돈다. 당초 22개 증권사 가운데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어닝쇼크'를 기록해도 영업이익은 5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영업손익은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수준을 넘어 적자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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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의 배경은 우선 업황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제품 원료(나프타) 가격이 하락했지만 제품인 기초유분과 합성원료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제품마진(제품가격과 원재료가격의 차이)이 줄었다. 3~4월 톤당 1000달러가 웃도는 높은 가격으로 사들인 나프타를 제품가격이 크게 떨어진 2분기에 투입하면서 손실이 확대됐다. 아울러 여수공장 정기보수와 대산공장 트러블에 따른 부분 보수로 35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도 컸다.
하지만 실적의 직격탄을 날린 것은 자회사의 부진 탓이다. 케이피케미칼이 2분기 6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타이탄도 2분기에 6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호남석유화학의 영업이익(420억 원)을 갉아먹었고, 연결기준 실적을 끌어내렸다. 호남석유화학 개별기준·케이피케미칼·타이탄의 실적은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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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유화학은 2010년 타이탄을 1조500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듬해인 2011년 타이탄은 화학시황 호조세에 힘입어 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케이피케미칼과 더불어 호남석유화학의 효자 계열사로 거듭나는 듯했다. 지난 1분기에도 80억 원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2분기 주력 품목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의 제품마진이 크게 줄었고, 재고평가손실도 커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로 그간 수익을 단번에 날린 셈이 됐다.
타이탄은 호남석유화학 실적의 복병이 될 전망이다. 타이탄이 보유한 설비는 노후화한 까닭에 생산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 까닭에 업황이 개선될 때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만 시황이 나빠지면 손실이 크게 확대된다.
호남석유화학도 이런 점을 감안하고 타이탄 설비 증설과 정기 보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뒤 숙련된 엔지니어 10여명을 파견해 플랜트 운영능력을 높여왔다. 생산설비의 병목구간을 해소한 디보틀넥킹(Debottlenecking) 방식으로 생산효율을 높이고 있다. 172억 원을 투자해 저장탱크와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생산능력(에틸렌 기준)도 기존 75만 톤에서 100만 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호남석유화학의 주요 제품인 범용 화학제품이 중국의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을 겪으면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정기 보수 등으로 발생했던 일회성 비용 지출이 사라지면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시황이 기본적으로 살아나야 호남석유화학의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면서 "대체적으로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이지만 중국에서의 수요 회복 여부 등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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