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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회장의 좌절…"이사회에 백기" 이사회 설득 포기…ING생명 인수작업도 순탄치 않을듯

이승우 기자공개 2012-07-25 20:26:48

이 기사는 2012년 07월 25일 2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지주가 예비입찰에 불참키로 하면서, 경영진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25일 오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오는 27일로 예정된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 참가 여부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길지 않았다. 20분 남짓 이뤄진 간담회는 3명이 빠진 10명의 이사들로 구성돼 논의를 했다.

ING 딜(Deal) 진행상황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문제 등이 다뤄졌고, 우리금융 입찰 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길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 여부에 대해 찬반을 따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불참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격론이 예상됐는데, 의외로 싱겁게 끝난 것. 어윤대 회장이 간담회에 앞서 이사진들에게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 회장은 "좋은 기회지만 여러 여건상 (입찰 참가가) 어렵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진 전원이 입찰 불참에 동의하는 형태로 간담회는 마무리됐다.

이사회에 참여한 KB지주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사전에 참여 여부를 조율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어 회장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 임시 이사회 때까지만 해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며 이사회를 설득했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사회의 의중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고, 이사회 직후 스스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어 회장이 이사회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결과"라며 "어 회장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고 전했다.

◇이사회 설득 실패‥"내부 경영진들도 반대"

은행 내부적인 의견도 무시 못할 이유다.

KB지주 관계자는 "(인수전 불참에 대해) 이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KB 내부 경영진들의 논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축복받는 인수합병(M&A)'까지 거론하며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룹 안팎의 반대에 어 회장의 의지가 꺾인 결과가 됐다.

이사회와 KB 내부에 대한 설득 실패로, 어 회장이 받을 충격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어 회장은 정부 당국에 '이사회가 찬성한다'는 이유로 우리금융 예비입찰 참여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사회의 반대'라는 이유로 뜻을 접었으니, 향후 책임경영 내지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사회는 물론이고 내부 경영진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뚜렷한 원칙과 기준없이 자신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한다면, 어떻게 경영진을 믿고 따르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어 회장은 지난 2010년 취임 이후 내세울 만한 굵직 한 사업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민영화 참가를 어 회장의 연임과 연결돼 보는 것으로 시각도 없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우리금융 입찰 포기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작업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향후 인수가격 협상은 물론이고, 인수 후 통합(PMI) 작업 추진 과정에서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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