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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생보, 즉시연금 '딜레마' 역마진 부담·RBC비율 하락 부담…은행과 종속적 관계로 고심

안영훈 기자공개 2012-07-31 18:43:19

이 기사는 2012년 07월 31일 1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즉시연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 축소로 보험사들의 즉시연금 판매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계 생명보험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 즉시연금 판매가 늘어날 경우 역마진이 우려되지만, 은행과의 종속적인 관계로 인해 일반 생보사처럼 판매중단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하고 이후 일정 금액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은 지난해부터 노후대책 마련 차원에서 고객들의 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초엔 수입보험료가 월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진 외형성장 기조에 맞춰 보험업계에선 즉시연금 판매증가를 반겼지만 최근엔 상황이 반전됐다. 금리가 하향 추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마진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탓이다.

결국 흥국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은 부랴부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즉시연금 판매 중단에 나섰지만, 은행계 생명보험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현 상태만 바라보고 있다.

2010년 말 전략적으로 즉시연금 판매 중단에 나선 하나HSBC생명을 제외하고, 우리아비바생명이나 KB생명 등은 즉시연금 판매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지난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보장성 상품 판매비중 확대 방안을 고민했다. 또 연금상품의 공시이율 축소를 통한 즉시연금 판매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연금상품의 공시이율은 타사보다 10bp 정도 낮은 4.8%로, 연금상품 판매 제한 효과는 크지 않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공시이율 하향 폭을 좀 더 늘리고 싶었지만, 방카슈랑스 영업채널에서의 반발이 심해 10bp 하향 선에서 타협했다"며 "즉시연금 판매를 제한하려고 해도 파는 사람 생각은 안 하고 자기들 입맛에만 맞춰 판다는 은행 현장 영업 인력들의 반발로 제한하기도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역마진 리스크 외에 은행계 생보사가 즉시연금 판매 급증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RBC비율 때문이다.

은행계 생보사는 금리확정형과 금리연동형 비중이 반반인 대형사와 달리, 업력이 짧아 상품 포트폴리오의 90%가 금리연동형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현행 RBC제도에서 금리연동형 상품의 보험부채 민감도를 잔존만기와 상관없이 0.7로 확정하고 있는 반면, 금리부 자산의 민감도는 잔존만기가 길수록 커지는 구조로 돼 있다. 또 금리부자산과 보험부채의 민감도 갭(gap)이 벌어질수록 보험사의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하에선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장기채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데 은행계 생보사는 장기채 투자시 민감도 갭이 타사보다 크게 벌어지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RBC비율 하락부담이 크다"며 "RBC비율이 200%를 밑도는 상황에서 즉시연금 등 부채가 급속히 늘어날 경우 당장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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