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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업체 '마니커', 주인 바뀌고 많이 컸나? 이지바이오 피인수 불구 생계시세 하락 등 '고전'..재무상황도 '불안'

신수아 기자공개 2012-08-31 10:52:37

이 기사는 2012년 08월 31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육계시장 2위권 업체인 마니커는 지난해 이지바이오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이지바이오는 사료관련 사업으로 마련한 실탄으로 축산업계의 크고 작은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며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마니커는 이 청사진의 핵심에 들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마니커는 아직까지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지바이오 계열사 편입으로 인한 수혜를 기대하기에는 업황 부진의 그늘이 너무나 짙다.

배합사료제조업과 양돈업을 주로 영위하던 이지바이오 그룹이 육계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0년 양계업체인 '성화식품'을 인수하면서 부터다. 2011년 마니커를 인수한 이지바이오 그룹은 '육계시장의 재편을 노릴 것'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지바이오는 마니커 인수후 도계 능력은 물론 종계 및 부화설비, 사육농가 확보에 있어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신규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육계업체들은 앞다투어 설비확대에 나섰고, 이는 생계의 공급과잉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마니커의 실적은 인수 후 오히려 악화일로다.

마니커 개별기준 영업실적

마니커가 이지바이오에 인수된 것은 지난해 6월. 그러나 마니커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영업손실 35억 원, 당기순손실 51 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실적하락은 생산량 초과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닭고기 소비량은 일정한데 비해 공급량이 늘어나며 닭 값 하락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계관련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니커의 경우 생계시세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생계의 시세가 강세를 보였년 2010년에는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하며 외형 확대를 이루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계시세는 닭고기 업체들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2011년 생계시세는 2249원이었으나, 당해 연말에는 1791원으로 급락했다. 연초 잠시 회복의 기미를 보였으나(2월 2052원, 3월 2472원), 2분기 들어서며 다시 1900원 대로 하락했다. 육계 시장의 최고의 호황기로 일컬어지는 7~8월 조차도 생계 시세는 2000원대 초반을 유지하며(7월 2105원, 8월 2190원), 여전히 부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향후에도 생계 공급량이 상당 수준 늘어날 거라는데 있다. 한국계육협회 기준으로 2012년 1~5월 종계병아리 입식 수는 전년 동일기간 대비 17.3% 증가한 324만 마리를 기록했다. 종계 입식 후 육계로 출하되기까지 8~18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계공급량이 지속적으로 늘어 날 것이라는데 의심이 여지가 없다.

피인수효과도 미비하다. 마니커는 인수 전 타 업체에 비해 사료 구매시 높은 외부 의존도를 보여,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인수 당시 업계는 마니커가 사료업을 영위하는 이지바이오에 인수되면 사료 내재화와 모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수효과'가 실적으론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인수효과에 탄력을 받기 보단 공급과잉에 의한 시세 하락이 결국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셈"이라고 말했다.

재무상황도 불안하다. 마니커의 부채비율은 2012년 상반기 기준 214.16%이다. 특히 단기차입금(729억)의 비중이 높아 상환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단기차입금 부담 해소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모기업도 현금 실탄이 넉넉치 않아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지바이오의 지난해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20%이며(2012년 2분기 기준 자산총계 3016억 원) 단기 차입금도 82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단기차입금은 905억 원으로(유동부채 1160억 원) 높은 수준이었지만, 현금성 자산은 29억 원에 그쳐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니커의 적자 행진이 재무 상황에 지속적인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여 향후 행보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 박선지 연구원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신규 투자의 제약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니커 인수이후의 이지바이오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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