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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구조조정' 실적은 나아지고 있는데… 전분당 마진 하락 우려…대상베스트코 등 자회사 실적도 부진

안경주 기자공개 2012-09-17 12:16:23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7일 12: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산 조미료의 산 역사인 대상의 모태는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이 1956년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이다. 임 회장은 미원 상표를 등록한 뒤 1960년대 국산 조미료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다. 1970~1980년대에는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한 제일제당과 치열한 조미료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는 미원류 시장 점유율 97.6%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대홍 회장에 이어 1987년 총수에 오른 임창욱 명예회장은 1997년 그룹 이름을 '대상'으로 변경했다. 이후 2005년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설립하고, 사업부문은 대상㈜에 존속시키면서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를 마무리했다.

대상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05년 이후 종합식품사업과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건강식품, 커피, 케터링 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시키는 한편 식품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소재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전분당 사업의 마진율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대상베스트코 등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자금이 꾸준히 유출된다는 점도 '골칫덩이'다.

◇식품부문 구조조정 단행…실적개선

대상 주요 재무제표

대상의 2분기 실적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68억 원으로 38.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2%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식품업체 전반의 매출 성장이 부진했고 원가부담이나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 증가폭이 낮았다는 점에서 대상의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대상은 지난해 매출액 1조3929억 원, 영업이익 94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5.8%, 69.6%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4%, 7.1% 늘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식품사업부문의 강력한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상의 식품사업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최근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흑자를 내고 있다"면서 "또한 과점체제가 형성되면서 경영전략을 수익성 위주로 전환했고 출혈 경쟁을 자제하면서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전분당 마진 하락 가능성 등 불안요인 남아

대상의 사업은 크게 식품부문(장류, 조미료, 홍초, 가공식품, 소금 등)과 소재부문(전분당, 전분, 핵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매출비중은 65%와 35%다.

문제는 식품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국제옥수수가격에 직접 영향을 받는 소재부문(주로 전분당)은 영업이익률 하락 등 불안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전분당의 원료는 주로 옥수수이며, 대상의 옥수수 등의 연간 구매액(2011년 기준)은 23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6.5%, 소재부문 매출액의 47.8%에 달한다. 원료인 옥수수가격이 제때 반영이 안되면 영업이익 하락 등으로 인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업계에선 최근의 옥수수가격을 적용하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전분(전분당 포함)은 16.3% 가량 상승할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고스란히 반영할 경우 전분당 가격은 최소 10% 이상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태풍으로 인한 신선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고 경기침체 장기화와 대선 등을 이유로 물가상승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어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상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돈 먹는 하마'된 대상베스트코…자회사 실적 개선도 필요

자회사 실적 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치·육가공·두부 생산·판매업체인 대상FNF는 종가집 김치로 잘 알려진 김치사업부는 경쟁력이 있으나 육가공과 두부는 CJ제일제당과 풀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육가공과 두부로 인해 지난해 259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45억 원, 당기순손실 76억 원을 기록했다. 2010년에도 매출 2397억 원, 영업손실 86억 원, 당기순손실 109억 원을 기록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대상FNF는 최근 육가공사업부문을 대상에 매각(매각대금 255억 원)하면서 실적개선을 도모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가공두부 등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자재 유통업체인 대상베스트코 역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2010년 10억 원의 영업손실과 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34억 원의 영업손실과 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저조와 지속된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면서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에 대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70억 원씩 총 140억 원을 출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상베스트코는 수혈된 자금을 기반으로 중소도매상 매입 또는 지분 취득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식자재 유통업은 신세계, 풀무원, 동원 등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경쟁으로 인한 수익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개선된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상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4224억 원으로 지난해 말의 4645억 원보다 9.06% 감소했다. 단기차입금과 사채 등도 지난해 말보다 감소했으며 부채비율도 20.5%포인트 감소한 120.4%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단기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으로 총차입금 규모가 2010년보다 20.3% 급증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옥수수가격 상승으로 마진율이 줄고 자회사 실적 개선이 더딜 경우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최근 차입금 감소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 차입금 등 재무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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