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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 백화점이 분쟁의 씨앗 신세계'임차' , 롯데는 '소유' 많아..시장포화로 '임차' 백화점 M&A 경쟁

신수아 기자공개 2012-10-19 10:23:19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9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종합터미널에서 만난 경쟁자 롯데와 신세계의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공방전을 놓고 여러 배경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점포보유 형태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로 임차해 들어가 백화점 영업을 하는 신세계와 건물 및 부지를 아예 소유해 '자가(自家)'로 영업하는 롯데의 상권 전략이 달라 다툼의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분쟁이 벌어지는 곳은 대부분 '임차'해 영업중인 백화점 부지였다.

실제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는 신세계가 임차해 영업하던 곳이다. 신세계는 8년여 남은 임차 기간에도 불구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1억250억원을 주고 아예 매입키로 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임차해서 영업하는 동안 롯데측이 센트럴시티를 산다면 8년후 퇴거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두 유통공룡간 점포 보유 형태가 양측의 상권 경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인천종합터미널점 역시 신세계가 임차해 사용하던 곳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25개의 백화점 점포(롯데미도파, 롯데스퀘어 제외) 중 임차료를 지불하는 곳은 5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세계의 경우 쇼핑몰을 제외한 백화점 점포 10개 중 건물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곳은 3곳에 불과하고, 7곳의 임차료를 매년 지불하고 있어 이들 점포 중 알짜 백화점은 모두 분쟁의 타깃이다.

특히 매출 상위권 점포의 경우 두 유통 공룡의 점포 보유 형태 차이가 확연해 다툼으로 번졌다.

2011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곳은 롯데백화점 본점이다. 매출은 1조 6200억 원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그 뒤를 이어 1조 1850억 원을 기록했다. 이외 상위에 랭크된 곳은 롯데백화점의 경우 잠실점(3위, 9940억 원), 부산본점(4위, 8800억 원) 등이 있으며, 신세계의 경우 본점(5위, 8210억 원), 센텀시티(6위, 7620억 원), 인천점(9위, 7420억 원) 등이 있다.

롯데의 경우 상위 3개의 지점 모두를 자가로 보유하고 있다. 3개 지점의 연매출만 두고 보더라도 3조 원이 훌쩍 넘지만, 납입해야하는 임차금이 없다. 그러나 신세계의 경우는 본점과 센텀시티점만 보유하고 있어, 강남점과 인천점은 각각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이 중 이번에 신세계는 강남점을 아예 매입키로 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임대차 계약은 매출 대비 임차료를 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신세계 강남점의 임차 보증금은 715억 원이고 이 외에 1년에 매출의 3.5%를 임차료로 추가 지급한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2011년 기준 강남점의 1년 총 매출은 1조 1850억 원으로 신세계가 부담하는 임대료는 1년에 대략 415억 원이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분석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5년간(이마트 제외) 평균 영업이익률이 5.9%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두 공룡의 점포 운영 전략이 엇갈린 데는 백화점 출범 당시의 재정적 여력과 오너의 성향이 함께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차이는 출범 당시의 재정여력 때문에 빚어진 차이"라며 "신세계의 경우 인천점 출범 당시(97년) 재정 상황이 넉넉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설 수 없었던 반면 롯데의 경우 오너가 부동산 가치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주로 매입에 나섰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세계 역시 이마트의 성공으로 자금 여력이 확보된 이후에는 마트를 중심으로 임차 방식보다는 매입을 통한 직영점 중심으로 출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백화점을 임차할 경우, 출점 당시에는 적은 비용이 들지만 운영이 길어지면서 임차료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종합터미널을 두고 벌이는 양측간 상권 다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경쟁자 롯데가 터미널의 주인으로 들어서게 된다면 2017년까지만 보장된 백화점 본점의 연장 운영이 불확실하다. 이 또한 신세계의 점포 보유 형태가 '임차' 였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아예 이 부지를 인천광역시로부터 사들였다.

결국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터미널 매각을 중단시켜달라는 신세계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기각되자 항고와 더불어 본안 소송에 본격 돌입, 임차권자의 권리 찾기에 나섰다. 롯데쇼핑 역시 이행보증금을 완납하며 인천터미널 매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사해 소유권 사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이 포화상태이고 새로운 상권이 부각되지 않아 기존 점포 부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대방 상권을 빼앗는 것"이라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임차한 백화점을 자가로 돌리는 예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점포보유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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