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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조기경보시스템 전무 12곳 중 한 곳만 구축…'저금리 장기화'에 대응계획도 허술

안영훈 기자공개 2012-10-19 15:43:47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사 대부분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스크 조기경보 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상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각각 6곳을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 개사만 리스크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답했다. 대부분 보험사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한 리스크 관리 전문가는 "국내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는 현 상황에 대한 대책마련 수준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라곤 하기 어렵다"며 "업종 특성상 장기 부채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타 업권에 비해 어려운 것도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 부재의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가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리스크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준비금 부담이율(조달금리), 시장금리 등을 꼽는 답변이 많았다. 향후 보험계약자에게 돌려 주기로 약속한 보험 부채와 현재 자산운용을 통해 보험사가 얻어 들이는 보유이원에서 역마진(이차 역마진) 발생시 회사의 생사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니터링

하지만 이차역마진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사전적 대비라고 할 수 없었다. 주요 리스크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되는 자산부채 스프레드 차이는 현 상황에서 이차역마진 갭이 얼마나 벌어졌는지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뿐, 향후 얼마나 이차역마진 갭이 벌어질 지를 예측하는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준비금 부담이율 측면에서 스프레드 갭을 줄이려면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자산운용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시장 금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사전지표 개발이 어렵다보니 현재 시장금리 추이를 모니터링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보험사의 건전성 척도로 사용되는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제도 하에선 금리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지만 이는 보험부채와 운용자산의 만기가 얼마나 매칭하는지만을 보고 있다"며 "현행 RBC 제도에선 보험부채와 운용자산의 금리 차가 반영되지 않고 있고, 대신 책임준비금적정성 평가(LAT)에만 반영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회사의 83%가 스트레스 테스트와 리스크 모니터링을 연계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시기에 대해선 50%가 반기에 한 번씩 전사적 차원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사적 스트레스테스트와 별도로 부문별(시장, 신용 등) 스트레스 테스트를 '월별' 혹은 '시장상황 급변시 수시 분석' 한다는 답변은 50%였다.

스트레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보험사는 '금리 연동형 중심의 보험상품 포트폴리오 운용'이라는 원론적 답변뿐이었다. 사실상 위기대응계획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의 금리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국내 보험사는 채권 위주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대체투자 등으로 다변화해 자산운용이익률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시중금리 하락이 지속될 경우 자산운용이익률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자산운용이익률이 하락할 경우 보험사는 상품의 공시이율 조정을 통해 자산운용이익률 하락에 따른 자산 이익률과 보험상품 부채금리 차를 줄여 금리리스크를 헤지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이익률과 보험부채 금리와의 갭이 벌어지지 않도록 양방향에서 조정하고 있지만 보험부채 금리를 언제까지나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과거 고정금리 보험부채가 있을 경우는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고, 결국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선 이익 유보 등 자본금을 확충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리스크 관리 현황 서베이는 국내 상위 12개 생명·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됐다. 주요 질의 항목은 △중점 관리 리스크 요인 △리스크 모니터링 지표 △스트레스 테스트 활용도 및 실시 주기 △리스크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여부 및 활용 지표, 시그널 발생 여부 △저금리 기조에 대한 대응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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