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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한국 안착이 심슨의 첫번째 목표" 손영진 STB 한국 대표 인터뷰

김일문 기자/ 윤동희 기자공개 2012-11-13 11:19:24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3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FTA 발효 이후 국내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계 로펌들도 대한민국에 잇달아 상륙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로펌에서부터 비교적 규모가 작은 소형 로펌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굳게 닫혀있던 한반도 로펌시장은 이제 무한 경쟁의 치열한 각축장이 돼 가고 있다. 현재 법무부 인가와 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외국계 로펌은 줄잡아 20여개 정도.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글로벌 로펌의 한국 진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슨대처앤바틀렛(Simpson Thacher & Bartlett LLP 이하 STB) 역시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한반도에 발을 내딛은 외국계 로펌 가운데 하나다. 지난 달 말 이미 신라호텔에서 한국 사무소 개소식을 치르고, 서울 생활 적응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손영진 한국 대표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STB라는 로펌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두툼한 책자 한 권을 가져와 펼쳐 보인다. `Chambers&Partners`라는 이름의 이 책은 로펌업계의 리그테이블과 같은 존재다. STB는 `Chambers&Partners`에서 한국업무팀은 물론 전 한국담당 파트너가 자본시장 분야와 M&A 분야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을 만큼 평판이 좋다. 미국 로펌의 매출과 변호사 수를 매년 집계해 발표하는 `아메리칸 로여(American Lawyer)'에서도 STB의 PPP(Profits Per Partner)는 업계 수위권을 달리고 있다. PPP는 로펌의 연 매출에 파트너 변호사의 수입을 나눈 것으로 로펌 덩치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로펌의 가치 창출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손영진 STB 한국 대표
손영진 STB 한국 대표
어메리칸로여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 STB의 PPP는 8위였다. 왁텔(Wachtell), 크래배스(Cravath) 등 월스트리트 관련 업무에만 주력하는 미국 시장중심의 로펌을 제외하고 글로벌 로펌 중에서는 4위, 한국 진출 로펌 중에서는 1위다. 매출은 9억6350만 달러(1조50억 원, 2011년)이고 파트너를 포함해 총 850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

법률 시장 개방으로 20여 개의 미국·영국계 로펌이 법무부에 등록을 마쳤지만 이 중에는 마이너 로펌이거나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로펌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STB는 한국 법률시장이 상상하던 막강한 자본력과 노하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법률자문의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로펌` 중 하나인 셈이다.

손영진 한국 대표는 "건강한 경쟁은 체질 개선을 낳고 시장경쟁의 혜택을 높여준다"며 "FTA 체결 후에도 법률시장은 단계적으로 개방이 되고 이미 국내 로펌들은 그 전부터 열심히 대비를 했기 때문에 완충기간을 거쳐 이전처럼 STB가 좋은 파트너이자 선의의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B의 한국팀은 2명의 파트너 변호사와 2명의 자문 변호사를 포함, 전적으로 한국일만 전담하는 10명의 한국인 미국변호사와 2명의 한국인 법률보조사(paralegal)로 구성돼 있으며 뉴욕 등지에 추가로 30여명의 한국인 미국변호사가 일하고 있다. 이중 일차로 손영진 파트너변호사를 포함한 5명의 한국인 미국변호사가 이달 내에 서울 사무소로 이동해 온다.

이 팀은 기업공개(IPO), 증권발행, 인수합병(M&A) 거래, 인수금융 등 자본시장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주 업무로 맡고 있다. STB는 각 4조 원, 2조 원 규모였던 삼성생명, 대한생명 (현 한화생명) 상장업무를 동시에 맡았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대리해 OB맥주 인수를 자문했다.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사업부에서 한국 업무가 절반 이상의 매출을 차지할 만큼 내부적으로도 입지가 높아 STB 본사에서 한국 진출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STB 한국팀은 파트타임, 타 지역 업무수행 없이 전원이 한국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10여 명의 전담인력이면 충분하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나 국내 로펌과 합자회사를 세울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손영진 대표는 "팔방미인은 진짜 미인이 아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은 지양한다"며 "다양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쌓아온 노하우와 승소 전략이 우리의 강점이고, 뉴욕과 홍콩 등 STB에서 누리는 서비스 퀄리티를 한국에서도 제공하기 위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해 승부를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본기에 충실해 M&A, 자본시장 플랫폼을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지사와 본사 특별팀들과의 협력으로 국제 소송, 중재, 반독점 관련분야 및 지적재산권 분쟁 등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필요한 법률자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TB는 최근 글로벌 기업의 반독점 이슈가 커짐에 따라 아시아 송무팀을 개설하는 등 관련 전담팀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완전 개방까지 남은 3년에서 5년의 시간동안 STB를 포함한 국내외 로펌의 생존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손 대표의 예상이다. 또 신생 소형 로펌의 무리한 수수료 인하로 법률자문시장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장기적으로는 퀄리티가 높은 로펌이 살아남겠지만 한동안은 가격 덤핑 문제에 대부분의 로펌이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국내 법률시장이 완전 개방될 경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커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진 대표는 "홍콩에서도 수시로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고 한국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국으로 옮겨와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와보니 클라이언트와 의사소통이 더 빨라지고 캐주얼한 미팅 속에서도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어서 이점이 더 많아졌다"며 "STB의 평판대로 한국기업에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 로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손영진 STB 한국 대표 주요 약력

△1986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9년 UCLA Anderson School MBA
△1996년 컬럼비아 법대 JD 학위 취득
△대한생명, LG디스플레이 IPO 발행 자문
△금호타이어 런던·한국 증시 동시 상장
△골드만삭스 C&M 투자 자문
△동원그룹 미국 스타키스트 인수 자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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