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1월 19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대F&B는 외식업계의 유니클로를 표방한다. 떡볶이라는 평범한 아이템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콘셉트를 앞세운 국대떡볶이 매장은 3년 만에 140곳 이상 늘어났다. 식재료 조달부터 가맹점 개설, 관리를 망라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이다.19일 만난 김상현 국대F&B 대표(사진)는 "사먹는 음식이 집에서 먹는 음식만 못하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맛과 위생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국대떡볶이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도 "최고로 맛있지는 않더라도 좋은 재료를 써서 좋은 마음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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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대구의 노점 아주머니에게 떡볶이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김 대표는 처음 떡볶이 가게를 차릴 때부터 좋은 재료에 집착했다. 모든 국대떡볶이 매장에서 쓰는 고추가루는 100% 국내산. 국내산 고추 물량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고 가격도 들쭉날쭉한 탓에 직접 고추를 재배할 정도다.
고추가루뿐 아니라 국대떡볶이 매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경기도 일산에 물류센터도 확보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수익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대F&B의 경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본사 차원에서 식재료를 통합 조달할 경우 가맹점주들이 직접 구매할 때보다 확실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직접 식재료를 구매할 때의 가격과 본사를 통해 조달할 때의 가격을 비교한 뒤 합리적인 쪽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합 구매-공급 시스템은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커져야 좋은 재료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 대표는 "가장 좋은 재료에 대한 접근 권한은 결국 구매력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라며 "대규모 장기 계약을 체결해 생산자와 수요자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대F&B와 김상현 대표의 지향점은 '이익과 효율의 극대화'가 아니다. 국대떡볶이 가맹점 개설 안내문에 맨 처음 등장하는 문구가 "물류비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습니다"일 정도다. 김 대표의 사무실 벽에는 "상현아 적당히 처먹어라"라고 써놓은 메모지가 붙어 있기도 하다.
김 대표의 이같은 철학은 최근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도 드러났다.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받는 여느 기업들과는 달리 가맹점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솔리더스의 농식품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지난 6월 국대떡볶이 가맹점 개설 비용 '제로(0)'를 선언하면서 이미 받은 가맹비와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이다.
김 대표는 "이해관계자가 많아질수록 많은 이익을 내고 이를 배당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Shareholder) 위주의 경영을 하기보다는 거래처와 가맹점주, 고객 등 이해관계자(Stakeholder)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경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국대 F&B의 모든 지분은 김 대표와 태연신 부대표가 가지고 있다.
그는 이어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지분 제공은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마침 농식품펀드를 운용하는 솔리더스와 공감대를 형성해 투자가 이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익을 줄이자'는 방침과는 대조적으로 국대 F&B의 실적은 꽤 준수하다. 물류비로만 본사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는 100호점을 개설한지는 한참 지난 상태다. 연내 도달 가능한 수준인 매장 수 150곳을 기준으로 연간 115억 원 가량의 매출액이 발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도 8% 이상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식자재 조달 원가가 저렴해지는 구조라 중장기적으로는 15% 수준의 영업이익률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창업을 한 점주들과의 상생 이슈를 고려한다면 전국에 700곳 정도의 매장만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사업 다각화에 대한 입장도 명확했다. "지금은 국대떡볶이에만 주력할 생각"이라는 김 대표는 "200호점 돌파를 1차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때쯤 메뉴 다각화나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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