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역사 배당' 놓고 고민빠진 롯데 경영진 코레일 2013년치 배당금 선협상 요구에 신동빈 회장 '주저주저'
문병선 기자공개 2012-12-03 15:03:14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3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역사 배당금 지급 여부를 두고 롯데 경영진이 고민에 빠졌다. 2대주주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두해 연속 2000억원(코레일몫 630억원) 가량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내년치 배당금의 선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롯데측은 이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역사 2대주주 코레일은 올해 중간배당으로 630억여원을 수령한 데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협상을 올해말 미리 진행하자는 방안을 롯데측에 건넸다.
롯데측은 검토에 나섰으나 최종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코레일로부터 요청이 들어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배당금은 중간배당 형태로 이미 지급됐고 코레일이 요구하는 배당은 내년치"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다른 관계자는 "코레일과 원만하게 협상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역사는 영등포역과 대구역의 롯데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30년간 토지 점용료를 국가에 내고 국유지인 철도용지 위에 백화점 건물을 지어 영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자(民資) 역사다. 영등포역사는 1991년 완공됐고 대구역사는 2003년 완공됐다. 완공 후 지금까지 막대한 이익을 벌어, 쌓아놓은 이익잉여금만 7000억여원(2011년말 기준)에 달한다.
코레일은 과거 철도청으로 불리던 시절 민자 유치 방식으로 이 부지를 롯데와 함께 개발하면서 총 지분 31.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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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이 대규모 배당금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24년간 지급받은 수익금(배당금)이 199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그룹은 롯데역사 내부 자금으로 롯데건설(장부가액 기준 579억원), 롯데송도쇼핑타운(316억원), 롯데손해보험(1246억원) 등에 투자했다. 여러 곳에서 '눈 뜬 장님'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롯데역사를 상대로 올해 초부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배당을 요구했고 이 결과 올해 총 2000억원대 배당금을 중간배당 형태로 지급받았다. 이 중 코레일과 코레일유통이 받아간 배당금은 각각 500억, 134억원이다. 롯데역사 지분을 각각 25%, 6.7% 갖고 있다.
코레일은 그러나 올해치 배당에 대해서도 흡족해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롯데측에 (뜻이) 전달됐고 롯데측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의 내년치 배당 요구에 대해 롯데측은 내심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역사 배당금 지급의 최종 결정권자는 신동빈 롯데쇼핑 회장이다. 신 회장에게 보고가 이뤄져야 코레일과 협상에 나설 수 있으나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지급한 2000억원의 배당금도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롯데는 과거 2대주주로부터 이와 비슷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절대 지분을 보유한 롯데측이 코레일측에 끌려다니는 상황을 신 회장이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코레일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게 롯데 경영진의 고민이다. 2017년이면 영등포역사 부지 사용 기간이 만료된다. 코레일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30년 재연장에 유리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경쟁업체인 신세계와 상권경쟁이 불붙고 있어 더욱 안심할 수 없다.
아울러 코레일측이 롯데역사 경영 방향과 관련 여러 안건에 반대하는 등 실력행사를 하는 점도 롯데측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코레일은 중국 성도 쇼핑타운 투자 건과 롯데손해보험 유상증자 투자 안건을 모두 반대해 관철시킨 바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2대주주와 상대하는 일은 롯데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신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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