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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역사 쓰는 수출입銀 ‘환상 징크스’ 둘

한희연 기자공개 2013-01-24 09:32:20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10호): 2012 Korea Capital Markets LeagueTable Magazine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한국물을 발행하면 2가지 일이 꼭 발생한다. 첫째, 투자자 주문이 예상을 초과해 예정보다 발행금액을 늘린다. 둘째, 금액은 늘려도 금리는 늘 예정 수준보다 낮춘다.


한국수출입은행이 2012년 발행한 해외 공모 채권(Korean Paper)은 무려 67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사모로 발행된 채권까지 포함하면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한국물은 100억 달러가 넘는다. 국내 발행사 중 단연 최대임은 말할 것도 없다.

2012년은 한국물의 새 역사가 쓰여진 해다. 처음으로 발행금액 300억 달러를 넘었을 뿐 아니라 발행 통화가 역대 가장 다양했다. 선진국 채권을 뒤로 하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사상 유례 없는 인기를 누렸다. 정부 신용등급 상향으로 처음으로 AA급 한국물이 전세계 투자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수출입은행은 그 새로운 역사의 맨 앞에 서 있었다. 이미 한국물 발행사의 국가대표라고 하지만 2012년 수출입은행이 성공시킨 발행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고 할 만큼 빼어났다. 최대 규모의 발행, 최저 금리의 발행, 최초의 발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마다 그 주인공은 언제나 수출입은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한 표 차이로 공공부문 올해의 딜(Best Korean Paper Deal)을 산업은행에 넘겨주기는 했지만, 2012년 수출입은행이 한 모든 딜이 올해의 딜로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좋은 딜이 너무 많아 오히려 표대결에서 불리했다고 볼 수도 있다.

글로벌본드 시장의 문을 연 1월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지난 2009년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30억 달러) 이후 한국물 최대 규모의 글로벌본드였다. 11월에는 3년물 한국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단기물은 소규모여야 한다는 편견을 깼을 뿐 아니라 2008년 이후 한국계 기관들이 깨지 못했던 두 자리 수 발행 스프레드 100bp의 벽을 넘는 성과도 얻었다.

非달러 시장에서 수출입은행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호주 캥거루본드 시장 데뷔전과 아시아 금융기관 중 최대 규모의 공모 딤섬본드(17억5000만 위안)의 동시 진행은 그야말로 화끈했다. 한국계 벤치마크를 세우기 위해 발행한 딤섬본드는 달러채권보다 오히려 금리가 낮았다. 캥거루본드는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신속하고 과감했다. 한국계로는 최대 규모(5억 달러)의 발행을 하면서도 어나운스부터 딜 클로징까지 고작 10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였다. '정부와 신용등급이 같은' 정책금융기관임을 최대한 활용, 사실상 외평채 대신 나온 한국물임을 강조해 금리 역시 이전에 나온 한국물보다 100bp 이상이나 낮추는 신기를 발휘했다.

5월에 발행한 사무라이본드 역시 인상적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손 꼽히는 1000억 엔 규모의 발행을 해 낸 것이다. 게다가 이 딜은 석달 가량 잠잠했던 한국물 사무라이채권의 포문을 열어준 데도 의미가 있다.

수출입은행의 2012년 발행 채권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투자자주문이 예상을 훨씬 초월해 예정보다 발행금액을 늘렸다. 공모 딤섬본드(15억 위안 예정)도, 최초의 캥거루본드(2억5000만 달러 예정)도, 3년물 글로벌본드도 투자자 요구로 규모를 증액해야 했다. 발행금액을 늘리면서도 금리는 항상 예정 수준보다 낮췄다. 규모와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늘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발행 이후 유통금리가 더 낮아져 투자자에게도 이익을 남기는 최상의 상황을 이끌어냈다.

수출입은행의 화려한 이력이 그냥 생긴 것은 절대 아니다. 3년물 글로벌본드나 캥거루본드 첫 발행에서 보여지듯 언제나 100%에 가까운 준비가 100점 짜리 딜을 만들어 냈다.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2년 전부터 투자자 미팅을 다니며 투자자 성향과 공략 포인트를 확실히 파악했다. 태풍 샌디와 미국 대선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에서도 3년물 발행의 기회를 포착해 낸 타이밍 감각은 24시간 시장에서 눈을 떼지 않는 집중력,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빠른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 중 하나라도 빠지면 불가능하다.

[회사소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76년 중화학 공업을 통한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개도국 최초로 출범한 공적수출신용기관(ECA: Export Credit Agency)이다.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의 수출입 거래, 해외투자, 해외자원 개발에 필요한 금융은 물론 대외거래에 필요한 각종 정보에서 자문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남북협력기금 운용을 통해 개도국과의 경제협력 증진과 통일기반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외화조달 분야에서는 한국의 대표 외화차입기관으로서 美 달러화 시장 외에도 다양한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타 한국계 기관들이 외화차입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금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유럽 재정위기 및 주요국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산에도 불구하고 자국 수출기업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을 위해 110억 달러의 외화조달에 성공하였다. 연초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경색국면에서 한국계 사상 최대규모인 22.5억 달러 글로벌본드 발행, 아시아기관 역대 최대규모인 1,000억엔 일본 사무라이본드 발행 등 대규모 공모채권 발행을 통해 적기에 외화유동성을 확보하였으며, 호주 캥거루본드(5억 호주달러) 및 홍콩 딤섬본드(17.5억위안) 시장에서 각각 한국계 사상 최대규모 발행에 성공하며 한국계 기관의 외화 차입시장 다변화에 일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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