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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거래 이끈 네고시에이터 'H&Q' 하이마트 지분 매각으로 IRR 27%···유경선·선종구 회장 중재 이끌어

민경문 기자공개 2013-01-24 09:32:53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10호): 2012 Korea Capital Markets LeagueTable Magazine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09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00억 원을 넣어 1806억 원을 회수했다. 하지만 H&Q에게 하이마트에 또 투자하라고 하면 할까. 1.2조 원 거래의 네고시에이터로 빛났지만, 돌아보면 한숨과 고통도 컸던 3년이었다.

지난 2009년 말 H&Q가 900억 원 규모의 하이마트 전환우선주 투자를 단행할 때만 해도 자금 회수가 경영권 매각을 통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기업공개(IPO)가 최우선 엑시트 방안이었다. 매년 1000억 원대의 인수 비용이 발생했던 하이마트였지만 현금흐름이 양호했던 만큼 유진이 요구한 조건 역시 단순한 '브릿지' 성격의 투자였다.

IPO까지는 순조로웠다. 투자 1년 6개월 만인 2011년 6월에 거래소 상장이 이뤄졌다. 공모가격이 수요예측 밴드(5만9000~6만7700원) 최하단인 5만9000원에서 결정됐지만 두 달여 만에 주가가 7만2000원까지 올랐다. 구주매출로 30% 지분을 처분한 이후 H&Q는 회사 실적에 좀 더 베팅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그 해 10월 주가는 10만 원에 육박했다. 함께 투자했던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이미 엑시트가 끝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하이마트 공동대표직에 오르며 경영권 행사 폭을 넓히려 하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유진기업을 통해 농협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하던 하이마트 지분 6.9%를 콜옵션을 행사해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 잡음을 배가시켰다. 하이마트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H&Q는 사전에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매각할 수 있었지만 모럴해저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이정진, 임유철 파트너가 유경선, 선종구 두 회장의 알력 다툼을 조율하는데 전력을 집중했다. 그렇게 물밑 작업을 벌인 끝에 2011년 12월 양측 대표는 보유 지분을 합해 경영권 지분을 구성하고 이를 동반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H&Q 입장에선 하이마트 딜이 프리미엄까지 받을 수 있는 경영권 매각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큰 산 하나를 넘고 나니 더 큰 산이 하나 버티고 있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는 물론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까지 하이마트 인수 의사를 드러내며 흥행이 고조됐지만 검찰이 선 회장의 횡령, 탈세 혐의를 근거로 수사에 착수한 것. 이 과정에서 양측의 반목이 다시 시작됐으며 H&Q 임원들까지 검찰 조사에 끌려 다녀야 했다.

선 회장 해임 이후 H&Q는 유경선 회장과 함께 하이마트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실천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이사회 멤버 증원, 사내 감사실 신설, 내부고발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는 하이마트의 상장 폐지를 막고 경영권 지분 거래를 가능하게 한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하이마트 매각 주체들은 롯데쇼핑과 경영권 지분 65.25%를 약 1조2000억 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지난해 7월 체결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주주별로 달랐다. H&Q는 비록 지분율이 5.66%에 그치지만 주당 8만1000원으로 시가 대비 약 2만2000원의 프리미엄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임유철 대표를 중심으로 한 H&Q 경영진이 양측간 조정자로 나서면서 공동 지분 매각을 이끌어 낸 '공로'를 일정 부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선종구 전 회장 일가의 주당 지분 가치는 최저가인 주당 7만원에 그쳤다.

H&Q의 하이마트 지분 매각에 따른 총 회수 금액은 1806억 원 정도로 투자 원금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익을 거머쥐었다. 내부수익률(IRR)은 무려 27%에 이른다.


[회사소개]

H&Q
H&Q Asia Pacific Korea는 한국 PEF업계의 1세대 운용사로 2005년부터 국내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왔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2개 펀드(운용자산 6725억 원)를 포함해 총 5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 인력은 이정진 공동대표, 이종원 공동대표, 임유철 공동대표, 김후정 상무, 문주호 상무, 백미정 상무 등이 있으며 평균 근속 연수는 11년이 넘는다.

H&Q-국민연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H&Q PEF I)는 2005년 9월 약정액 30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총 5개 회사에 2328억 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회수 작업이 끝난 수익률(IRR)은 30%에 이른다. 케이에스넷, 만도, 현진소재, 용현비엠, 대한유화 등이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였다.

2008년 7월 설립된 H&Q 제2호 사모투자전문회사(H&Q PEF II)의 약정액은 3725억 원 정도다. 현재까지 5개 회사에 3157억 원이 투자됐다. 이에프씨, 하이마트, 하나마이크론, 블루버드소프트, 메가스터디 등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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