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정관리 중인 해태제과의 제과사업 부문을 사들이기 위해 해외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나선 건 지난 2001년이었다. UBS캐피탈(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JP모간캐피탈(현 유니타스캐피탈), CVC아시아퍼시픽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과 칼라일 펀드가 입찰에서 맞붙었다. IMF외환위기 이후 외국 펀드들이 국내 자산을 헐값에 사들이던 시기였다홍종성 딜로이트안진 TS(transaction services) 본부장(전무)은 당시 UBS캐피탈 측을 대리해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를 담당했다. 그는 "순자산 가치 측정에 그치던 기존 실사와는 달리 해외 펀드들은 어닝(earning) 분석을 포함한 비즈니스 실사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계사 10 년차였던 그로서도 생소한 접근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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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그는 국내외 대형 PEF를 클라이언트로 구축하는데 공을 들이기 시작한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주축인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현재 딜로이트안진이 빛을 발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듀딜리전스 실적만 보더라도 H&Q, IMM, 스탠다드차타드(SC) PE등 내로라하는 펀드들이 딜로이트안진을 회계 자문사로 선택했다. 언젠가부터 업계에는 'PE 실사는 딜로이트'라는 공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홍 전무와 어피니티와의 유대 관계는 각별하다. 해태제과 딜 성공 이후 어피니티 측은 굵직굵직한 거래 대부분을 딜로이트안진에 일임해오고 있다. 지난해 1조2000억 원 규모 교보생명 지분 인수를 포함해 앞서 하이마트, 페이스샵, 스카이라이프 거래 등이 딜로이트안진의 손을 거친 딜이었다.
경영학도였던 그는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딜로이트안진의 전신인 앤더슨 회계법인에 입사한 건 지난 1991년이었다. 특히 1997년부터 2년 간 베트남 파견 근무 시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한다. 홍 전무는 "IMF터지면서 베트남 사업을 철수하려는 한국기업들을 붙잡으면서 영업과 마케팅을 배웠다"며 "그 때의 경험을 살려 귀국 이후 M&A에 전념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회계 실사 업무가 감사(audit) 및 FA(financial advisor) 본부에 혼재돼 있었다고 했다. 회계사가 실사와 M&A자문을 함께 수행해야 했다는 얘기다. 이후 M&A라이프사이클센터(life-cycle center)에 속해있던 TS조직이 지난해 6월 기존 본부와 온전히 통합됐다. 현재 홍 전무가 이끌고 있는 TS본부에는 60명의 회계사들이 실사 업무를 맡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의 TS헤드로서 그는 무엇보다 ‘비즈니스 실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홍 전무는 "회계 실사는 감사보고서처럼 획일화돼 있지도 않을 뿐더러 PEF들이 담기 원하는 내용도 각각 다르다"며 "단순 파이낸셜 듀딜리전스가 아니라 커머셜(Commercial) DD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밸류를 더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통신 사업의 경우 정밀한 PQ(price&quantity)분석까지 클라이언트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사에 임할 때는 언제나 클라이언트 관점에서 듀케어(Due care)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 전무는 "PEF는 어디까지나 LP(유한책임투자자)들이 모아준 자금을 운용하는 곳이기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실사 다 끝났는데 타깃 회사에 부도 혹은 회생절차와 같은 딜 브레이크 이슈가 터지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실패 위험(failure risk)을 사전에 인지하고 고객에게 주지시키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홍 전무는 올해 PEF딜을 기반으로 중견그룹이 중심이 된 구조조정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웅진, 동양 등 계열사 자산을 매각 중인 회사의 실사 업무를 얼마나 많이 소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 밖에 코퍼이레트파트너십(corporate-partnership)펀드와 같이 국내 기업이 국민연금 펀드와 함께 해외 진출하는 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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