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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논란, 가스공사 신용등급 바꿀까 무디스 "회계적 이슈일 뿐 현금흐름에 영향 없어", 피치 "정부 지원가능성 약해졌다면 반영해야"

서세미 기자공개 2013-02-13 18:59:43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3일 1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논란이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일 미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가스공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공기업 중 하나로 글로벌본드, 캥거루본드, 스위스프랑채권 등을 통해 활발한 자금조달을 하고 있어 국제신용등급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혹시라도 5조 원대에 이르는 미수금이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일거에 손실로 떨어야 할 상황이 되면,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크게 치솟게 된다. 이로 인한 재무지표의 악화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또 미수금 유동화에 성공하게 될 경우에도, 신용평가사들이 이를 자산매각으로 볼 것인지, 차입금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더벨이 국제신용평가사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미수금의 자산성 논란 자체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미수금의 자산성 존재 여부는 회계적인 이슈일 뿐이지 차입금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신용평가의 입장에서는 이미 기존의 평가에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피치의 경우에는 국내 공기업들에 대해 상반기 중 등급 상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미수금 논란이 변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미수금 이슈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재평가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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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수금 자산 여부는 회계 기준 이슈…현금흐름 지표에 영향 없어

한국가스공사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A+ 수준이다. 글로벌 신용평가3사 S&P, 무디스, 피치는 한국가스공사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각자 A+(안정적), A1(안정적), A+(긍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매우 높은' 지원가능성이 반영된 등급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가능성을 제외한 독자신용등급은 최종 신용등급과 괴리가 크다. S&P와 무디스의 가스공사 독자신용등급은 각각 bb+, baa3로 최종 등급과 5~6 노치 차이가 벌어진다. 피치의 경우 공기업 신용등급 평가할 때 탑다운(top-down)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독자신용등급을 따로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S&P와 무디스 둘다 지난해 하반기 가스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을 한 노치 하향, 재무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주요 등급 하향 요인은 대규모 투자 지속과 가격전가력 악화로 인한 재무지표 약화다. .

글로벌 평가사들이 가스공사 평가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재무지표는 차입금 대비 현금흐름 수준이다. 이자비용 대비 영업현금흐름, 차입금 대비 영업현금흐름 또는 보유현금흐름 등이 대표적이다. 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중요한 일반 기업과 달리 수익성 보다는 실제로 들어오는 돈이 중시된다.

현금흐름에 중점을 둔 평가기준은 미수금의 자산 여부가 독자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한다. A 글로벌 평가사 관계자는 "글로벌 평가사에서 중시하는 재무지표 대부분은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자본이 줄어든다 해도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미수금이 자산 인정을 못 받을 경우 악화되는 재무 지표는 자본금 대비 차입금 비율 정도다.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순 없겠지만 한 개 재무지표 악화만으로 신용등급이 변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수금 유동화가 차입금으로 고려된다 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차입금이 늘어나는 동시에 현금흐름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디스의 '규제받는 유틸리티(regulated utilities) 산업 평가 기준'에 따르면 미수금이 현금흐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가격 회복능력과 수익성(25%)' 항목에 반영된다. 2008년 정부가 원료비연동제를 중단으로 인한 가스공사의 가스전가력 약화는 이미 현재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다.

B 평가사 관계자는 "미수금 증가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 확대는 현금흐름 악화와 차입금 증가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면서 "미수금이 자산으로 분류되느냐의 회계적 기준과 무관하게 미수금 리스크는 차입금 대비 현금흐름 지표와 가격전가력 악화 등을 통해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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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지원가능성 영향 없어…최종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 낮아

S&P와 무디스의 경우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한 최종 신용등급 역시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현재 가스공사에 '긍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피치는 미수금 이슈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정부 지원의지에 따라 향후 신용등급이 AA-로 오르는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무디스에서 보는 최종 신용등급은 독자신용등급에 특수한(extraordinary) 상황에서의 정부 지원가능성을 반영한 등급이다. 여기서 '특수한' 상황이란 가스공사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의 지원 여부를 의미한다. 그리고 가스공사의 중요한 정책적 역할과 금융시장 내 지위를 고려했을 때 정부 지원의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무디스의 판단이다.

S&P 입장도 비슷하다. 미수금을 자산으로 인식하느냐는 회계기준의 문제지 정책적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정부는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2000억 원 자금 유입 등을 계획하는 등 '매우 높은(exteremly high)' 지원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S&P의 공공기관 발행자 신용등급 평가 기준에 따르면 정부 신용등급이 AA-인 우리나라에서 정부 지원가능성이 '매우 높은' 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이 bb~bbb+인 경우 최종신용등급은 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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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치, 정부 지원가능성에 따라 가스공사 신용등급 갈릴 수 있어

피치는 S&P, 무디스와 달리 지난해 국가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하면서 비금융 공사들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A+, 긍정적으로 유지했다. 국가 신용등급을 올리는 과정에서 가스공사의 신용등급 조정을 보류한 이유는 가격 전가력 약화 등으로 인한 재무 지표 악화다.

하지만 피치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공기업을 평가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는 공기업 신용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가스공사와 정부의 법적, 영업적, 전략적 연관성이 매우 강하다고 판단했을 때 얘기다. 다만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과거보다 약화됐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와 가스공사 간의 신용등급이 벌어질 수도 있다.

피치 관계자는 "미수금 등 이슈를 통해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판단이 들면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의 등급전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른 공기업과 신용등급이 차별화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미수금이 쌓이게 된 배경은 정부가 물가 안정 차원에서 2008년부터 가스공사의 연료비연동제를 잠정 중단한 탓이다. 연료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미수금 중 일부는 수익성 형태로 회수될 수 있겠지만 규모가 워낙 커 별도 조치 없이는 해소가 어렵다. 이에 따라 만약 5조 넘는 미수금이 자산이 아니라고 결론이 나면 가스공사의 재무 레버리지가 크게 상승하게 된다.

피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재무지표 악화도 문제가 되겠지만 자본 구조 악화에도 정부가 별다른 지원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정부의 지원 의지와 능력 자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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