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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채권단 출자전환 합의 진통 "실사보고서 나온 이후에나 출자전환 검토 가능"‥상장 폐지 가능성

길진홍 기자공개 2013-03-05 15:57:28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의 상장폐지 모면을 위한 출자전환을 놓고 채권단이 진통을 겪고 있다.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대규모 채권 미회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기류가 채권단 내부에 형성되고 있다. 캠코가 배분한 쌍용건설 지분(38.75%)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의사 결정 주체가 불분명해진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채권단이 고심을 거듭하면서 일부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출자전환 합의를 쌍용건설 수정감사보고서 제출일인 4월1일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쌍용건설은 상장폐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향후 기업매각(M&A)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지난 4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쌍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을 개시키로 했다. 대부분 채권은행이 워크아웃 개시에는 찬성했으나, 출자 전환과 추가 자금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실사보고서를 검토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보고서는 보통 워크아웃이 개시된 후 2달 정도 이후에 나온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대규모 채권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내달 말까지 실사를 제대로 진행하고 신규자금 지원과 출자전환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상장유지를 위해 당장 출자전환에 나서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채권단 생각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나서 각 채권은행을 설득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경영정상화계획 수립 이전에 출자전환에 나섰다가 신규자금 지원 합의 등이 무산될 경우 출자전환은 무의미한 일이 된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채권단에 손실이 가중될 수 있다. 채권단은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 섣불리 의사결정에 나섰다가 대규모 채권 미회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캠코가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종료 후 23개 출연기관에 배분한 쌍용건설 지분을 둘러싼 갈등도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지분인수를 거부하면서 감자 대상인 주식 소유주가 불분명해졌다. 출자전환을 위해서는 감자비율 등의 확정돼야 하지만 대주주가 누구인지부터 따져야하는 상황이다.

신규자금과 출자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채권단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 내부에서는 쌍용건설 출자전환을 회계법인 실사가 끝나는 내달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쌍용건설은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수정감사보고서 제출일인 4월1일을 이전에 출자전환 계획이 나와야 한다. 상장이 폐지되면 기업매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상증자를 위한 신규투자자 모집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과거 GM의 대우자동차 인수와 신한은행의 조흥은행 합병 등도 상장폐지 후 M&A가 성사된 사례"라며 "상장이 폐지되면 소액주주들의 잡음을 없애 투자자 유치가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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