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엔터프라이즈의 이상한 '주식분할' 주식병합 1년만에 원위치..소액주주 비중 47% 불구 유통주식수 확대 노려
문병선 기자공개 2013-03-07 16:02:58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상보안장비 제조 업체인 대명엔터프라이즈가 5대1의 주식분할(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식분할은 보통 실적이 좋아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거나, 배당이 많아 시가배당률을 낮추려 할 때 사용한다. 대명엔터프라이즈는 5년 연속 적자기업으로 주식병합 1년만에 다시 주식분할에 나서는 것이어서 의외라는 분석이다.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명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통주식수 증가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발행주식수를 액면분할 방식을 통해 기존 2016만90주에서 1억80만450주로, 다섯배 늘리는 안건을 가결했다.
가결된 분할 안건은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주식분할은 보통 기업 실적이 좋아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을 때 1주의 주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곤 한다. 더 많은 주주가 더 적은 금액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돕자는 취지다. 간혹 주당 배당금을 높이고 싶을 때 겉으로 보이는 시가배당률을 낮추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이럴 땐 대주주가 수령하는 배당수익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다. 대주주 일가나 기관 투자가가 주식을 다량 보유해 유통주식수가 적을 때도 주식분할 기법이 활용된다.
대명엔터프라이즈는 어느 경우에도 포함되지 않는 경우다. 주가는 최고가 대비 절반 가량으로 떨어져 있고 설립 이래 2007년과 2008년 두차례 배당을 했을 뿐이다. 최대주주가 대명그룹 계열사인 대명레저산업으로 변경(2011년 1월)된 뒤에도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자본금이 많아 위협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5년동안 적자만 누적돼 주식분할과 같은 방식으로 유통주식수를 늘리기엔 어울리지 않다는 평이다.
특히 소액주주 비중은 50%에 육박해 있다. 대명홀딩스(대명레저산업과 2012년 10월 합병)가 30.65%를 갖고 있고 대표이사인 서준혁 사장이 2.60%를 보유하는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8.31%다. 지난해 3분기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 비중은 47.57%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 분할로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적지 않아 무작정 따라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오너가가 지분 매각을 쉽게 하기 위해 주식수를 늘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명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루 거래량이 1만주에도 못미칠 때가 많았고 주주 입장에서 봤을 때 주식을 파는데 제약이 있었다"며 "유통주식수를 늘려주는 목적이 정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병합을 한 지 1년여만에 다시 주식분할을 하는 행보는 이례적이다. 한 투자자는 "주식병합 효과도 없었는데 다시 주식분할을 한다니 이해하기 힘들다"며 "차라리 주식병합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명그룹 다른 관계자는 "주식병합 때 이렇게까지 유통주식수가 줄어들 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시 원위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명엔터프라이즈는 주로 DVR(디지털비디오레코더) 등 영상보안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지난해 122억원의 매출액과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11억원이었다. 기안코퍼레이션이라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를 지난해말 서준혁 사장 등으로부터 약 198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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