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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 법정관리, 코레일 어쩌나 협상 주도권 넘어가..용산개발 경영권 확보 차질

길진홍 기자공개 2013-03-18 17:09:09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8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추진 중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정상화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시가 전향적인 사업 지원을 검토하면서 코레일에 힘이 실리는듯 했지만 드림허브의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주간협약 폐지 등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은 18일 오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이 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법정관리 카드를 꺼냈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받아들이면 재산보전처분 명령이 떨어지고 법정관리 개시를 위한 후속절차가 진행된다.

롯데관광개발의 회생절차 신청은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달 신주인수권부사채 255억 원 등 연말까지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갚아야 한다. 상장이 폐지될 경우 존립이 위태로워 질 수 있다. 용산사업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관광개발이 돌연 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코레일을 비롯한 출자사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이 민간을 대표해 그동안 사업을 이끌어온 대주주라는 점에서 코레일이 제안한 정상화 방안 합의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에게는 당장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코레일은 그 동안 자금지원을 전제로 민간에 시공권과 소송권 등의 기득권 포기를 요구해 왔다.

재무적출자사와 건설출자사들은 코레일 요구에 반발하면서도 의사결정을 미뤄왔다. 사업이 파산할 경우 직접적인 손실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투자금을 되찾는다고 해도 그 때까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코레일과 대립각을 세워 온 롯데관광개발도 지난 12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대출채권에 부도가 발생한 뒤로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법원 보호 아래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선제적으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 향후 드림허브가 파산할 경우 초래할 위험을 줄여 놨다. 코레일과 협상에 밀리더라도 더는 잃을 게 없는 셈이다. 모든 의사결정은 법정관리인을 통해 진행되므로 사업무산에 따른 책임도 비켜갈 수 있다.

다급한 건 코레일이다. ABCP 대출채권 부도 후 민간을 설득해 경영권 등 사업 주도권을 쥐려는 계획에 돌발 변수가 터졌다. 당장 주주간협약 폐지와 자본금 증자 등의 후속 절차에 차질이 예상된다. 오는 21일까지 민간출자사 의견을 물어 4월1일 주주총회를 소집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불투명하게 됐다.

법원이 사안을 감안해 신속하게 법정관리인을 선임한다고 해도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채권자 등이 반발하고 나설 경우 사업을 탈퇴하고 법정소송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드림허브 주주간협약이 개정되기 위해서는 출자사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사업협약의 경우 이사회 참석주주의 3분의 2 동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민간출자사 중 최대지분을 보유한 롯데관광개발이 빠질 경우 현실적으로 코레일이 구상 중인 경영권 확보가 물건너 간다고 볼 수 있다.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다음주까지 민간출자사 동의를 구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롯데관광개발의 법정관리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용산의 운명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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