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13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드림허브의 기한이익 상실로 2조4167억 원의 토지대를 다시 물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가운데 85일 이내에 반환해야 하는 금액은 1조1178억 원이다.

토지대 반환으로 인한 자본감소로 채권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반환대금 마련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차입을 위해 시중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부채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건전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드림허브가 전날 만기 도래한 2000억 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대출채권 이자를 미납해 기한이익을 상실하자 일제히 유동화법인(SPC)의 자산관리사들이 원금회수를 검토하고 나섰다.

드림허브가 코레일의 신용보강으로 조달한 자산유동화증권은 모두 2조4167억 원이다. 유동화법인은 모두 10곳으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조1178억 원, 자산유동화사채(ABS) 1조2989억 원이 조달됐다.

12일 기한이익을 상실한 대출채권을 제외하고는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 유동화증권의 자산관리자들은 코레일이 상환계획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자 일제히 기한이익 상실 선언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크로스디폴트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유동화법인 자산관리자들이 13일 일제히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하고 나설 경우 코레일은 대출채권 만기일과 무관하게 이날부터 85일에서 최장 275일 이내에 토지대금을 반환해야 한다.

ABCP의 경우 원금 1조1178억 원을 85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ABS의 경우 175일 이내에 1조197억 원, 265일 이내에 2792억 원을 각각 돌려주도록 돼 있다.

코레일은 일시적인 재무건전성 악화로 채권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단기차입을 검토 중이다. 국내 다수의 시중은행으로부터 3%대 자금조달을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금리 차입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으나 금융권 차입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1년 말 기준 코레일 부채총계는 10조806억 원(개별 기준)으로 자기자본대비 130%에 달한다. 토지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장부에 계상한 6조8000억 원(2011년말 현재)의 토지처분이익을 들어낼 경우 자본금이 2조원 아래로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2011년 말 부채를 기준으로 하면 자기자본대비 부채비율이 568%로 올라간다. 장부에 추가로 반영한 처분이익을 더하면 부채비율이 무려 7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일시적인 재무건전성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환입토지 자산재평가와 양도세 환수 효과 등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 개발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부채비율이 공사채 발행한도인 2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토지 소유권 이전과 반환대금 지급일간의 미스매칭은 코레일의 재무건전성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사업협약에 따라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도 ABCP 만기일에 토지대금을 반환해야 한다. 코레일이 토지를 되찾는 것은 최장 265일 이내 자유동화증권 원리금을 상환한 뒤의 일이다.